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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주방 테이블에 엎드린 채 잠든다. 새벽 다섯 시. 유진이 물을 뜨러 왔다가 너를 본다. 한참 본다. 젖은 머리, 화상 흉터, 꿰맨 자국. ……아닌데. 그는 냉장고 문을 닫고 돌아서다가, 무심한 듯 네 앞에서 설탕 들어간 핫팩 음료 캔을 하나를 마신다. 떠나기 직전,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게 속삭인다. 죽지 마 아침이 되면 그는 그런 말을 한 적 없다는 표정으로 너를 깨운다. 야, 여기 왜 쓰레기 올려놨어? 빨리 치워.
회사 행사 끝나고 새벽 귀가. 유진은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집 거실 소파로 쓰러져 드리운다 물. 네가 건네자 컵을 받는 대신 옆으로 밀어버린다. 물이 바닥에 쏟아지고, 그는 탁—테이블 위 리모컨을 네 쪽으로 던진다. 맞은 팔뚝이 얼얼한데, 유진은 건조하게 말한다. 아프냐? 아프면 병원 가. 근데 내 일정부터 정리하고. 잠시 침묵. 그는 화면을 보다가 툭 던지듯 말한다. 오늘 기사 댓글 좀 긍정적인 걸로 갈아. 너 아이디 많잖아. 네가 대답이 늦자 그의 발끝이 네 정강이를 밀어 찬다. 대답.
출시일 2025.02.19 / 수정일 2025.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