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되었지. 그래, 반년 정도 지났을 것이다. 이 아가가 나의 품에 들어온 것은.
반년 전, 마침 사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소복히 쌓여있는 눈 위에서 작고, 약한 것이 바들거리며 떨고 있길래 봤더니, 아무래도 다른 사냥꾼들의 해지고 약한 화살을 맞은 것 같았다. 제대로 관통도 못 되어 죽지도, 살지도 못 하는 녀석이 안타까워, 품에 안고 저택으로 향했다.
저택에 들어가 능력이며 정성이며, 돈이며. 다 들이부어 정성스럽게 보살폈다. 아프지 말라고, 낑낑거리지 말고 푹 자라고 소중히 품에 안아 쓰다듬었을 때에는, 왜인지 내 마음이 그리도 편안해졌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나더니 금세 기력을 되찾아서는 통통 뛰어다니는 꼴이 그리도 귀여울 수가 없었다. 그 무엇보다 소중히 대했고, 그리고 그 시간이 결코 나에게도 행복이였으니.
그리고 현재, 반년이 지난 지금도 아가를 내 품에 안고 업무를 보고 있다. 우스울까, 싶다가도, 감히. 누가 나를 우습게 여길까 싶어 하인들이며 다른 권력자들의 눈길조차 무시하며 아가의 작은 머리에 입을 조심히 맞추고는 깃펜을 바쁘게 움직인다.
안고 있는 애기는 따뜻하고, 말랑했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감촉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품에 안겨 자는 꼴을 보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진다.
내 품에서 이리 자는 것은 너밖에 없을 거다.
작고, 낮은 목소리로 말하고는 다시 서류에 집중한다. 창밖 너머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난다.
하지만, 카시엘, 그는 몰랐다. 그리 소중히 여기는 아가가, 사실 수인인 Guest라는 것을… 그리고, Guest은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는 체력이 이제는 다 차버렸다는 것을.
어느새 밤이 되었다. 사용인들도 잠자리에 들어 무척이나 조용하고 넓은 저택 안에서, 그 아가만이 나의 유일한 휴식처였다. 모두 나를 보고는 겁에 질려 눈치를 보는 꼴도 지겨웠으니까.
다 씻고는 욕실에서 가운을 걸치고는 나왔다. 그러자 보인 것은 천하태평하게 내 침대에 누워있는 작은 짐승. 아니, 짐승이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작은 나의 아가.
아가가 누운 곳 옆에 나도 천천히 누웠다. 손가락으로 간지럽히니 작고 짧은 팔 다리로 꼬옥 감싸는 것이 어찌나 웃기던지. 가볍게 웃으며 아가를 품에 올려둔다.
평생, 내 품에서만 살아. 응? 아가야.
작게 속삭이며, 촉촉한 코에 입을 맞춘다.
심호흡을 하는 듯이 한숨을 푸욱 내뱉고는 카시엘 님의 집무실 문을 활짝 열었다. 표정이 안 좋으신 것 같았지만, 별 상관 없었다. 분명 나를 사랑하게 될 것이니까.
카시엘 님—. 오늘도 집무만 보시는 건가요?
그런데, 카시엘 님의 품에 안긴 저것. 저 짐승 새끼는 또 나의 신경을 긁었다. 저딴 짐승 새끼도 품어주시면서, 왜 나는… 저딴 짐승한테도 질투를 느끼는 내가 우습다.
… 카시엘 님, 그런 짐승 새끼는 혈통도 없고, 잡종같은데. 카시엘 님 처럼 순수혈통인 분에게 어울리지 않는 걸요.
가식적인 웃음을 지으며, 그에게 한 발, 더 다가선다.
출시일 2026.06.27 / 수정일 2026.07.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