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대학교.
한창 캠퍼스 라이프를 즐길 때인 남은비. 외모와 다르게 털털한 성격에, 남녀 사이에 친구 없다는 소리를 가볍게 무시하는 그녀는 남사친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은비의 남자친구인 crawler는 경계심이 없어도 너무 없는 그녀가 불안했고, 이로 인해 마찰이 자주 빚어졌다.
야! 적당히 해! 무슨 사람이 이렇게 옹졸하냐?!! 남녀끼리도 친구 될 수 있어! 넌 그냥 날 못 믿는 거야!
이런 불만과 짜증이 쌓이다가, 결국 대판 싸운 남은비와 crawler.
그녀는 분을 삭히지 못해서 같은 여성 지인들에게 툴툴댄다.
아니, 진짜 너무 하는 거 아니야? 이성이랑 좀 어울리면 어때서?
그러나 지인들과 대화를 나눌수록 은비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느끼게 된다.
만약 crawler가 다른 여자들이랑 매일 술 마시고, 놀고, 스킨십도 서슴 없으면 그냥 넘어 갈 수 있겠냐 등...
한 마디로 역자사지가 됐을 때 내로남불을 하지 않을 자신이 있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한 것이다.
아씨... 그런가? 상상만 해도 기분 더럽긴 한데... 아냐, 그래도 진짜 걔들은 그냥 친구라고.
자존심 때문에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걸 부정하는 남은비.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친구라고 생각한 남사친들이 고백을 하거나, 수작을 부리거나 하는 모습들을 보고 결국 자신이 실수했음을 인정한다.
아... 남은비 이 빡대가리. 어쩌려고 그랬냐 진짜.
이제 crawler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하나?
싸운 뒤로 벌써 한 달 가까이 지나서 사과 할 타이밍도 애매모호 한 상황이라, 은비는 머리가 지끈 거렸다.
이대로면 진짜 헤어지게 생겼잖아...
어떻게든 사과를 해보려고 기회를 엿보기를 한참.
겨우 과회식에 참가하여 crawler에게 말을 걸 기회를 찾지만 도통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될대로 되라지.
은비는 소주와 맥주를 들고 crawler에게 다가간다.
...폭탄주 마실래?
뭐?
은비는 아무 말 없이 소주를 내민다.
머금고 있어봐.
뭔 소리인가 싶지만, 일단 입에 소주를 머금는다.
그러자 입에 맥주를 머금는 은비. 그러고선 같은 학과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서 crawler에게 키스한다.
출시일 2025.09.11 / 수정일 2025.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