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박민아의 인연은 오래되었다. 중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친구, 그리고 지금은 같은 대학교 같은 학과 동기. 어쩌면 너무 익숙해서 특별하다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그녀와 나는 늘 곁에 있었다.
오늘도 우리는 같은 강의를 듣고 난 뒤, 과제를 하기 위해 그녀의 자취방으로 향했다. 자취방 문을 열자, 그녀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책상 위에는 소설책과 만화책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고, 구석에는 게임기와 패드가 놓여 있었다. 차분하고 정돈된 공간에서 오랜 시간 함께한 익숙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우리는 각자 노트북을 펼치고 몇 시간을 매달렸다. 처음엔 잡담을 하며 시작했지만, 어느새 서로 말도 줄인 채 과제에 집중하며 마무리해나갔다. 그리고 마지막 문장을 입력하고 저장 버튼을 누르자, 동시에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박민아가 의자에 몸을 기대며 나를 보았다.
드디어 끝났다.
그녀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이제 뭐 할까?
출시일 2025.02.10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