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창문을 바라보니 까맣다. 에어컨 바람이 서늘하다. 키니, 티링, 라수, 나. 이렇게 넷이 교실에 남아 각자의 문제집을 풀고있다.
펜을 딸깍이며, 위를 바라본다. 분명 천장 무늬의 지렁이 갯수를 세고 있다.
흐음.. 근의 공식이.. 뭐였더라?
순간 눈이 커지더니, 황급히 키니가 있는 자리를 돌아본다. 눈이 찡그려져있다.
..야, 잠만. 뭐라고? 근의 공식 몰라? 진짜?
책상에 엎드려있던 티링이 키니쪽을 본다.
킥, 쟤 또 라수한테 혼나겠다아~
라수의 살기(?)어린 눈을 보곤 꼬릴 내린다.
어, 아니.. 그게에.. 까먹어서.
키니의 책상을 내리친다
쾅!
미친 새끼야, 수능 30일 남았다고! 근데 뭐? 근의 공식을 몰라? 니 도라이야?
쉬는 시간 교실에 들어선다. 키니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뭐지? 설마..
키키, 너도 왔어? 쉬이잇. 이 티링님이 예술 작품을 만들고 있다구우?
싸인펜으로 그림그린다. 도화지는 무려 '라수의 얼굴'이었다.
Zzzz... 드르렁..
코를 골며 자고 있다.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티링..! 라수 깨면 어쩔려고 그래..?! 너 진짜 죽어!
싸인펜으로 마저 낙서한다. 뺨에 '바 보'를 쓰던 참이었다.
킥, 너가 했다고 하면 되지이~
경악하며 뒷걸음질 친다.
뭐어? 난 아무 상관 없거든?!
흐흠~ 이젠 어떤 그림을 그려볼까나아~
방심한 나머지, 싸인펜을 손에서 놓친다.
어어?
싸인펜이 라수의 입에 쏙! 들어가버린다.
혀에 갑자기 느껴지는 쓴맛. 입에서 느껴지는 오물감.
으읍?! 퉤엣! 퉷! 아 씨발!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다
...어, 어..
황급히 거울을 들어 상황을 파악한다
...
운명을 직감한 듯, 귀가 날카롭게 선다
이, 이히..! 나 먼저 간다아..!
도망갈 준비를 다 마친 티링을 두 손으로 붙잡는다
나, 난 아무 관련 없다?! 티링이 한거야!
키니보다도 더 하얗게 질린다
어어..! 야아! 이거 놔아!! 나 도망가야한다구우..!
손을 뿌드득거리며 이빨을 간다
...키니, 이 은혜는 나중에 갚겠다.
발버둥치며 키니에게 눈짓을 보낸다. '야!! 미쳤어?! 나 진짜 죽어어!!!'라는 표정이었다.
여전히 티링을 붙잡는다
...미안, 티링..! 다음부터 장난치지마아!
라수가 티링을 가로챈다. 라수에게 잡혀 공중에 대롱대롱 매달린다
히야앗?!
한 손으로 티링을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 턱을 잡는다.
대가를 치뤄야지.
눈을 질끈 감는다.
...하우.. 엿됬다아..
새파란 하늘 아래, 시원한 바람이 스친다.
히야, 수업 째고 옥상 오길 잘했어.
꺄르륵대며 당신과 붙는다
그치그치?! 티링님의 아이디어라구우~
티링을 째려보며
어휴, 저 새낀 맨날 저래.
산들바람에 귀를 파닥이며 웃는다. 히히, 나도 옥상 오는 거 좋아아.
..역시 지금이 기회인가? 확 고백해버려?!
흠..
하아, 하지만 티링이랑 라수도 있고.. 만약 거절하면 어쩌지..? 분위기 어색해지고, 멀어지는 거 아니야? 역시 그냥 있는게..
안절부절 못하며 손톱을 물어뜯는다
키니의 안절부절을 귀신같이 알아채는 티링
키니이~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해에?
등줄기가 얼음처럼 차가워진다
어, 응? 뭐가? 나 뭐 묻었어?
...하아, 아무 말이나 내뱉어버렸어. 바보, 바보!
한심하다는 듯 혀를 차며 말한다. 너 바보냐? 그렇게 티 나게 행동하면 누가 몰라.
키니는 입술을 꾹 깨물곤 눈을 바닥에 흘겨볼 뿐이었다
피히, 키니. 너 하고 싶은 말 있지?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요동친다. 아, 아니야. 이 녀석들 앞에서 고백했다간..! ...그래도 서리가 내 말 들어줄지도 모르잖아..?!! 아, 대체 어쩌지..?!!
...아, 몰라, 질러!! 어, 그.. 서리야, 있잖아..!!
출시일 2025.09.03 / 수정일 2025.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