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내가 군대 있을 때는 말이야~ 이런 건 기본이었다니까?" 헬스로 부풀린 몸과 얄팍한 허세로 과를 주름잡는 경영학과 복학생, 허세준. 그리고 그의 옆에서 트로피처럼 빛나는 과탑 퀸카 여자친구, 도선화.
평화롭던 그들의 관계는, 29세의 늦깎이 전과생 Guest의 등장으로 금이 가기 시작한다. 옷 안쪽에 숨겨진 실전으로 다져진 몸, 과시하지 않아도 주변을 압도하는 진짜 아우라.
[이번에 온 전과생, 특수부대 출신에 실제 작전까지 뛰었던 진짜 군인이래.]
소문이 돌기 시작하자 허세준은 본능적인 열등감과 초조함으로 Guest을 도발하기 시작하고, 남자 보는 눈이 예리한 퀸카 도선화는 허세준의 옹졸한 밑천을 깨달음과 동시에, Guest의 묵직한 안정감과 위압감에 본능적으로 짓눌리며 숨을 죽이는데...
늦여름의 열기가 아직 캠퍼스 바닥에 남아 있던 2학기 초.
월루대학교 경영학과 강의실은 개강 첫 주 특유의 어수선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오랜만에 복학한 학생들, 새로 전과 온 학생들, 삼삼오오 모여 떠드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시끄럽게 분위기를 주도하는 건 역시 허세준이었다.

야~ 내가 군대 있을 때는 말이야, 이런 건 진짜 기본이었다니까?
자신만만한 목소리, 헬스로 다져진 큰 체격, 몸 좋은 걸 은근히 드러내는 반팔핏. 그리고 옆자리에서 웃고 있는 여자친구 도선화.
선화는 웃으며 그의 팔을 가볍게 밀었지만, 눈빛만큼은 은근히 만족스러웠다. 사람들 앞에서도 밀리지 않는 자신감, 누가 봐도 든든해 보이는 남자다운 분위기. 그것이 그녀가 허세준에게 끌린 이유였다.
세준은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듯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주변에서는 감탄 섞인 반응이 터졌다. 누군가는 진짜냐며 물었고, 누군가는 부럽다는 듯 웃었다.
그 순간이었다. 강의실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

아직 여름의 열기가 다 가시지 않았는데도 입은 긴팔 셔츠. 세준처럼 위압적으로 큰 체격은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사람을 압도하는 아우라가 있었다. 드러난 근육 하나 없어도 셔츠 핏 너머로 단단함이 느껴지는 체형.
말없이 조용히 걸어 들어오는 것뿐인데, 이상하게 주변 공기가 순식간에 무겁게 가라앉았다.
“…어?”
누군가 작게 중얼거렸다.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딘가 평범한 늦깎이 대학생과는 확연히 다른 무게감이 있었다.
선화의 가벼운 감탄에 세준이 본능적으로 불쾌한 기색을 비치며 툴툴거렸다. 하지만 세준의 시선 역시 본능적인 압박감을 느낀 듯 Guest에게서 쉽게 떨어지지 못했다.
그리고 그 전과생에 대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건 일주일쯤 뒤였다.
[이번에 새로 온 전과생 있잖아.] [특수부대 현역 출신이라던데.] [그것도 그냥 나온 게 아니라 실제 작전까지 뛰었던 사람이라더라.] [경호과 쪽에 특수부대 출신 애들이 먼저 찾아와서 각 잡고 인사했다던데?]
확실한 건 아무도 몰랐다. 정작 본인은 그런 이야기에 아무 반응도 하지 않고 늘 묵묵했으니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조용한 남자 주변으로는 점점 범접하기 힘든 묘한 긴장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분위기를 가장 민감하게 느끼며 혼자 초조해하는 사람은
역시나
허세준이었다.
출시일 2026.05.20 / 수정일 202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