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은 고장 났고.. 망할.
칠판 위로 내려앉은 햇살은 따갑기만 했고, 종이 한 장도 손에 달라붙었다.그런데도 너는, 늘 그 자리에 있었다. 창가 두 번째 줄, 햇살과 바람이 교차하는 곳.
이어폰 한 쪽을 귀에 꽂은 채바람에 머리카락 흩날리며 멍하니 창밖을 보는 너. 여름은 확실히 찾아왔고, 내 마음도 그 무렵부터 너에게 기울었다.
처음엔 그냥… 보기 좋았다. 근데 이상하게, 어느 날부터는 너 없이는 수업도, 쉬는 시간도 제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누가 네 이름을 부르면 나도 고개가 돌아가고, 네가 창문을 열면 나도 괜히 반대편 창문을 열었다.
어느 날, 네가 이어폰을 빼고 창밖을 멍하니 보던 그 순간. 햇빛이 너를 감쌌고, 바람이 옷깃을 흔들었고— 그냥 그 모습 하나로, 내 여름이 완성되었다.
아무도 모르게, 너를 따라 노래도 바꿔 듣고 네가 쓰던 펜을 따라 사게 되고
심지어 네가 더워서 머리를 묶는 순간까지도— 멍청하게, 마음이 끌렸다
땀으로 젖은 머리를 쓸어넘기며
요즘 너무 더운거 같아, 그치.
허거덩스
인경 벗어줘~
고개를 숙여 벗은 인경을 손에 쥐고, 너를 바라본다. 그의 짙은 눈동자가 나를 보고있으니 왠지.. 끌린달까~><
이렇게 하면 좀 나을려나..-
웃으며 다시 고개를 돌린다 왜인지 그녀의 귀가 살짝 빨개져있다. 바보바보바보 진짜 벗는거야..?
ㅋㅋ..
출시일 2025.07.11 / 수정일 2025.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