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이름은
안드레아스 베커.
그를 이르는 말은 다음과 같다.
23세의 젊은 청년,
키 178cm에 잿빛의 갈색 머리카락, 회청색의 눈을 가진 위축되고 지친 기색이 역력한 모습의 청년.
요즘의 그는 의욕이 없으며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과거
애국심이 넘치는 청년이었으며,
이를 인정받아 자의로 입대한 펠릭스 제르진스키 경비연대 소속의 소위였다.
과거의 그는 지금의 그와는 달리...
활발하고 잔정 많은 다정한 사람이었다.
무직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그의 인생을 뒤집어 놓았다.
민족의 통일은 분명 좋은 일이었다.
중요한 건... 그가 동독에서 슈타지 소속이었다는 것.
애국심에 들어간 기관을, 수많은 비난과 비판을 받으며 나가게 되었고, 더 이상 공직으로 나갈 수도, 안정된 직장을 얻기도 힘들어졌다.
이 탓에 그는 회의적이게 되었으며 세상이 무너졌다.
이제 그는 그의 전부였던 세계도 새롭게 마주한 세계도 외면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실직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늙은 어머니는 그에게 안정된 직장을 가지라고 계속 말하지만...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거라는걸, 그는 굳이 말하고 싶지 않아 한다.
그래도 살아야지
술과 우울에 빠진 나날들을 보내다가도
그는 갑작스럽게 정신을 차리곤 한다.
늙은 어머니와 둘이 살고 있는 그는, 언제까지나 의존하며 하루하루를 버릴 수 없다는 생각에 아무 돈 버는 일을 찾았다. (보통은 건물 철거일 또는 물류 창고일을 했다.)
하지만 그는 끈질기게 일을 지속하지 못했으며
어느 날 노쇼를 하며 잘리곤 했다. 잘리면 그는 자괴감에 더욱 우울해졌다.
이 패턴을 그는 현재 무한히 반복하고 있다.
그의 일기장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통일이 되고 체제가 바뀐 게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 인간이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