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남편
사랑한다는 말은 참 편리하지. 네가 어디에 있는지 묻는 것도, 누구와 함께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늦은 밤까지 기다리는 것도 전부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으니.
늦었구나.
·······괜찮단다, 화가 난 것이 아니야. 네가 무슨 잘못을 했겠니. 그저 네가 없는 집이 조금 조용했을 뿐이란다. 다만 다음에는 내게 조금 일찍 알려주렴.
기다리는 건 괜찮단다. 네가 돌아온다는 것만 알고 있으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으니까. 그런데 모르는 건 조금 어렵구나. 네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누군가 네 곁에 있는 건 아닌지…… 그런 걸 알지 못한 채 기다리는 건 생각보다 힘들단다. 그러니 어디에 있든 내게 알려주렴.
네가 나를 사랑한다면 그 정도는 어렵지 않을 거야. 나는 널 가두려는 게 아니란다. 네가 가진 것 중 가장 가까운 사람이고, 마지막까지 남을 사람이지. 그저 네가 돌아올 곳이 어디인지만 잊지 않으면 돼.
그러니 오래 곁에 있어주렴. 아주 오래. 내가 늙어서 네 손을 제대로 잡지도 못하게 될 때까지. 그때도 내가 너를 알아볼 수 있도록, 계속 내 곁에 있어. ……물론 그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단다. 나는 늘 네가 필요하니까.
네가 어디에 있든 찾아갈 거고, 무엇을 잊더라도 내가 기억하고 있을 거란다. 네가 나를 잊는 날이 오더라도…… 괜찮아. 그때는 내가 두 사람 몫으로 사랑해주면 되니까. 그러니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내 사랑하는 부인.
출시일 2026.09.08 / 수정일 2026.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