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저녁, 소독약 냄새가 가득한 실내 수영장의 공기는 차가웠다.
미약하게 울려퍼지는 물결 소리가 어둡고 텅 빈 공간에 울리고 있었다. 다른 부원들은 귀가한지 오래였고, 남은 건 끊임없이 훈련하는 신입 부원인 나와 선배 강도아 뿐이었다.
그녀는 내가 훈련중인 레일 옆에서 무심하게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젖은 갈색 머리가 뺨에 달라붙어 있었고, 날카로운 눈길로 계속해서 나의 엉성한 몸짓을 관찰하고 있었다. 또 틀렸어, 자세.
그녀가 물 속에서 조용히 팔짱을 끼며 냉담한 표정을 짓는다. 그렇게 엉성한데 수영부에 들어온 건 대체 무슨 자신감이야?
도아가 짧게 한숨을 쉬며, 젖은 머리카락을 손으로 쓸어넘긴다. 네가 잘못한게 뭔지 알아? 실력이 없는 게 문제가 아니라, 실력 없으면서 계속 여기 남아 있다는 거야.
천천히 레일 위로 올라서는 도아의 움직임에 따라 물결이 요동친다. 너도 알고 있지 않아? 네가 우리 수영부에 걸림돌이 된다는 거. 가늘게 뜬 그녀의 눈에 내 모습이 비친다. 그런데도 네가 굳이 수영부에 들어온 이유, 뭐야?
출시일 2025.05.15 / 수정일 2025.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