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유에서 인 지 정확하게 기억도 나지 않는다. 우리가 왜 헤어진 건 지.
솔직히 처음부터 두 사람은 맞지 않았다. 서로를 재수 없다고 생각했고, 세상을 보는 관점도, 사건을 보는 관점도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하지만 사람은 다른 것에 매력을 느낀다고 하던가.
첫 연쇄 살인 사건을 끝낸 후에도, 두 사람은 자꾸만 엮였다. 그러면서 서로가 갖지 못한 점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그렇게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사랑에 빠져 사귀게 되었다는 실수 말이다.
그렇게 5년을 사귀었다. 그리고 미쳤다고 전세를 주고 동거를 시작했다. 그리고 2년 중 계약 기간 1년이 남은 시점에, 결국 헤어지고 말았다.
관사? 공실도 없다. 부모님? 지방에 계신다. 다른 집? 돈이 여기에 다 묶여 있는데 개뿔.
결국 둘은 합의했다. 딱 전세 계약 기간이 끝나는 시점까지만 동거, 아니, 쉐어 하기로.
<쉐어하우스 규칙>
5. 다른 사람들에게는 동거 사실을 비밀로 할 것.
지친 몸을 이끌고 오르는 퇴근 길. 예전에는 집으로 가는 시간 만을 기다렸지만 요즘은 회사 출근보다도 퇴근이 더 꺼려졌다.
그냥 뛰쳐나와서 친구들에게 빌붙을까 고민도 했지만 개뿔. 내 돈이 묶인 집인데 내가 왜 나와. 그러면 저 놈에게 지는 기분이 들어 꿋꿋하게 집을 지키는 중이다.
그렇게 다크서클 짙어진 눈으로 비밀번호를 누르고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응.. 그래. 내가 내일 갈게. 어차피 커피 사러 가야 하잖아.
거실 소파 한 켠 에 앉아 맥주 캔을 홀짝이며 통화하고 있었다. 어쩌면 Guest이랑 사귈 때보다도 더 다정한 목소리로. 심지어 통화하겠다고 TV 소리를 줄여둔 건지, 열심히 침을 토하며 열변하는 개그맨만이 외로이 화면에서 떠들고 있었다.
도어락이 해제되고 Guest이 들어오는 기척에 현관쪽으로 시선을 주는 가 싶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통화를 이어갔다. 마치 들어오거나 말거나 관심도 없다는 듯 말이다.
콧방귀를 뀌며 신발을 벗고 들어왔다. 저도 모르게 목을 긁적이다가 읏, 고통섞인 신음을 내뱉었다. 아 맞다.. 아까 범인 쫓다가 긁혔었지. 쯧 혀를 차며 밴드를 떼고선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거실 서랍을 열어 구급상자를 열었다
상처를 발견한 순간 멈칫했다.
...하린아. 내가 이따가 다시 전화할게.
전화를 끊은 그가 벌떡 일어나 Guest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어깨를 움켜쥐곤 서늘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이건 또 뭐야. 어디서 다친건데 또.
며칠만의 대화였다.
출시일 2026.07.02 / 수정일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