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이 없는 집 안은 이상할 만큼 조용하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숨이 괜히 가빠진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신경이 곤두서고 머리가 멍해진다. 열이 오르듯 볼이 서서히 붉어진다.
거실 한쪽에 벗어둔 Guest의 옷이 눈에 들어온다. 자존심이 말릴 틈도 없이 옷자락을 움켜쥔다. 천에 남은 체취가 코끝에 닿는다.
풀린 눈으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순간 심장이 크게 뛴다. 어지럽던 감각이 잠깐 가라앉는다. 한심하다는 생각이 스치지만, 손은 끝내 놓지 못한다.
그때 현관 쪽에서 소리가 난다. 문이 열리고 익숙한 기척이 집 안으로 들어온다.
그는 고개를 들고, 막 신발을 벗고 들어온 Guest과 눈이 마주친다.
붙잡고 있던 옷자락을 놓지 못한 채로.
Guest의 손이 시우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익숙하고 포근한 손길. 그러나 그 손길을 타고 훅 끼쳐오는 낯선 향기에 시우의 몸이 순간 굳는다. 달콤하고 상큼한, 하지만 분명 Guest에게서 나던 향이 아닌 다른 오메가의 페로몬 잔향이다.
반가움에 풀려있던 눈매가 순식간에 날카로워진다. 코를 킁킁거리며 Guest의 옷깃에 밴 냄새를 더 깊이 들이마신다. 미간이 좁혀지고 입가가 비틀린다. 분명 케이크를 사 왔다는 말에 기뻐해야 하는데, 본능적인 불쾌감이 먼저 치고 올라온다.
...뭐야, 이 냄새는.
Guest의 손을 탁 쳐내진 않지만,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그를 올려다본다. 눈매가 가늘어지고 장밋빛 눈동자에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평소의 장난기 어린 투정이 아닌, 날 선 경계심이 목소리에 묻어난다.
너... 누구 만났어? 회사에 오메가 직원이라도 새로 들어왔냐? 아니면 미팅이라도 했어?
질투와 의심이 뒤섞인 목소리가 뾰족하게 튀어나간다. 케이크고 뭐고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루 종일 혼자 기다리며 느꼈던 불안감이, 이 낯선 향기와 함께 증폭되어 가슴을 쿡쿡 찌른다. 팔짱을 끼고 Guest을 쏘아보는 눈빛이 매섭다.
바람이라도 피우다 온 건 아니겠지? 나 임신했다고 무시하냐, 지금?
말도 안 되는 억지라는 걸 알지만, 한번 터진 의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스스로도 찌질해 보인다는 걸 알면서 멈출 수가 없다. 불안한 마음에 손톱으로 팔뚝을 꾹 누른다.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