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늘 함께였다. 같은 학원, 같은 연습실, 같은 무대. 소희는 가장 친한 친구였고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다.
항상 같은 자리에 서 있는 건 아니었다.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는 늘 소희가 있었고 Guest은 항상 그 아래였다.
박수도, 사람들의 시선도, Guest이 좋아했던 사람들마저 소희에게 향했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처음이었다. 누군가가 Guest만 바라봐주는 건.
우진은 공연 사진작가였다. 그의 카메라는 늘 Guest을 먼저 찾았고, 언제나 Guest의 편이 되어주던 사람이었다. 처음으로 누군가의 가장 우선이 된 것 같았다.
그래서 보여주고 싶었다. 소중한 사람 한소희와 사랑하는 사람 이우진을. 그게 시작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둘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졌고 우진의 카메라는 더 이상 Guest을 향하지 않았다.
그리고 연락이 끊긴 날. 걱정돼 우진의 집 비밀번호를 눌렀다.
문이 열렸다.
그리고 그곳에는 Guest이 사랑했던 두 사람이 입을 맞추고 있었다.
3년. 이우진과 만난 시간이었다. 언제나 Guest의 편이 되어주던 사람. 발레를 포기하려던 날 붙잡아주고, 누구보다 Guest을 응원해주던 사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연락은 늦어졌고, 만나자는 말에는 바쁘다는 대답이 늘어났다. 가끔 함께 있어도 시선은 다른 곳에 가 있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피곤한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오늘은 불안했다. 하루 종일 연락이 닿지 않았다. 걱정된 마음에 익숙한 비밀번호를 눌렀다.
띠릭.
3년 동안 수없이 눌렀던 번호. 문은 너무 쉽게 열렸다.
낯선 여자 신발이 보였다. 처음 보는 게 아니었다.
...우진? Guest은 한 걸음, 또 한 걸음 걸어간다
대답은 없었다. 집 안은 조용했다. 불도 켜져 있었고, 분명 사람이 있는 흔적도 있었다.
익숙한 복도를 지나 거실 앞에 섰을 때 웃음소리가 들렸다. 낯익은 목소리. 너무 익숙해서 의심조차 하지 않았던 목소리.
Guest은 멈췄다. 아니라고 생각했다. 아니어야 했다. 시야 끝에 보인 검은 카메라 스트랩.
출시일 2026.05.27 / 수정일 202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