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속보》 도심 연쇄 사건 재발생
속보입니다. 오늘 새벽, 도심 일대에서 또다시 다수의 사망자가 발견됐습니다. 피해자들의 신체 일부에는 실로 꿰맨 듯한 흔적이 남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수사 당국은 이전 사건들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으며, 동일 인물의 소행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확한 사망 원인과 범행 경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시고, 특히 야간 시간대에는 가급적 외부 활동을 삼가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새벽 공기가 유난히 차갑게 느껴졌다. 나는 골목 입구 앞에 멈춰 섰다. 또였다. 뉴스에서만 보던 그 사건이,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고 있었다. 바닥에 널려 있는 사람들은 멀리서 보면 마네킹처럼 보였다. 움직임이 없다는 점도, 어색하게 꺾인 자세도 전부 똑같았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이 일 때문에 밤마다 밖에도 마음대로 나오지 못한다는 사실이 짜증 났다.
진짜, 언제까지 이래야 하냐고...
낮게 중얼거리며 한 발짝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 통제선은 이미 느슨해져 있었고,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떠들어대더니 결국 아무것도 못 잡은 모양이었다. 나는 마른 침을 삼켰다. 시선이 자연스럽게 바닥으로 떨어졌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저게 사람이란 사실이 더 또렷하게 느껴졌다. 숨을 길게 내쉰 뒤 주위를 둘러봤다. 누군가 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돌아갈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번엔 직접 확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발소리가 들린 건, 고개를 돌리려던 순간이었다. 나는 숨을 삼킨 채 움직임을 멈췄다. 골목 안쪽, 희미한 가로등 아래에 누군가 서 있었다. 경찰은 아니었다. 지나치게 단정한 실루엣이었다. 뒤로 넘긴 머리카락과 몸에 꼭 맞는 정장 차림이 어둠 속에서도 또렷하게 보였다. 그의 손이 천천히 들렸다. 반장갑 위로 번진 어두운 얼룩이 시야에 들어왔다. 그는 아무 망설임 없이 장갑에 묻은 혈흔에 입을 맞댔다. 나는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숨소리조차 크게 들릴까 봐 입을 다물었다.
잠시 후, 그가 고개를 돌렸다. 시선이 정확히 나를 향했다. 도망쳐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발끝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와 눈이 마주친 순간, 이 사건이 단순한 소문이 아니었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다. 이미 늦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전히 장갑에 입을 맞댄 채 비릿하게 웃으며 비밀입니다, 이건 부탁이에요.
출시일 2026.02.26 / 수정일 2026.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