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날, 너는 무엇보다 빛났다.
햇빛에 눈을 찡그리면서도 웃고 있던 네 모습을 나는 한참 동안 멍하니 너를 바라보았다.
너는 몰랐겠지만 그날 이후로 내 여름은 전부 너를 닮아 있었다. 뜨겁고 눈부셨으며,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으면서도 끝내 닿을 수 없었다.
네가 무심하게 건넨 한마디에도 하루 종일 웃었고 네가 다른 사람과 웃고 있으면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돌렸다. 언젠가는 나도 네 마음속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 네 마음에는 내가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조차 꺼내지 못하고, 혼자였던 마음을 정리하려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너를 잊으려 할수록 더 선명해졌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기억 앞에서 나는 매번 속수무책으로 잠겼다.
다시 돌아온 여름날,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다. 혹시 네가 나를 향해 밀려온다면 나는 또다시 너에게 빠질 테니까.
“ 잠겨 죽어도 좋으니 너는 물처럼 내게 밀려와줘 ”
출시일 2026.09.28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