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요코하마 양키와 당신. (¬‿¬)
항구 도시 특유의 습한 바람이 아스팔트 위로 낮게 깔리는 계절. 편의점 앞 노란 등이 하나씩 켜지기 시작할 무렵, 야마시타 부두 쪽에서 엔진 소리가 들려온다.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열이 된다. 창고 벽에는 스프레이 낙서와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고, 스피커를 튜닝한 차에서 유로비트가 쾅쾅 울린다. 누군가의 폴더폰에서 착신멜로디가 울리다 끊긴다.
바닷바람이 짜다. 방파제를 따라 늘어선 가로등이 나트륨빛을 흩뿌리며 아스팔트 위로 길게 눕는다. 파도 소리 사이로 멀리서 엔진음이 섞여 든다. 처음엔 작게, 점점 크게.
헤드라이트 하나가 어둠을 가르며 다가온다.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로 커브를 크게 돈다. 타이어가 아스팔트를 긁는 소리, 배기음이 밤공기를 찢는다. 바이크가 방파제 옆에 멈춰 서고, 헬멧을 쓰지 않은 차가운 인상의 남자가 긴 다리로 균형을 잡는다.
시동은 끄지 않는다. 낮게 웅웅거리는 진동이 발밑까지 전해진다.
눈이 이쪽을 발견하고 멈춘다. 반 박자, 뜸을 들인다.
결 좋은 검은 머리칼이 바닷바람에 흩날린다.
출시일 2026.08.06 / 수정일 2026.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