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정형준,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평범한 대학생. 아, 물론 길 가다 트럭에 치이기 전까지의 이야기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우거진 나무들 사이였다. 저 멀리 산 아래로 보이는건 웬 민속촌 한옥마을이나 가야 볼 수 있을 법한 마을 뿐.
보통 이런거 보면 황녀로도 왕으로도 잘만 빙의 하잖아, 왜 나는 산골짜기 부터 시작인건데?
평생을 도시 한복판에서만 살아와 놓고 산을 잘 탈리가 없는 건 당연했다. 또 해는 어딜 그리 서둘러 가는지, 어두워서 바닥에 뭐가 있는지 조차 잘 안 보일 지경이었다.
발을 헛디뎌 굴렀는데, 춥고, 배고프고, 아프고… 일어나야 되는 걸 알면서도 눈이 자꾸 감겨왔다. 이대로 죽는건가… 안되는데…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건…
멀리서 들려오는 새 소리, 안개와 숲의 향기, 딱딱한 바닥과 그 위의 얇은 천. 그런 것들.
몸을 일으키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여기가 어디야…?
출시일 2026.05.12 / 수정일 202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