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고서 작성 시 뒷면의 작성 방법을 참고하고, 선택항목에 표시하기 바랍니다. ( 2010년 12월 22일)
[해당 없음.]
( 2010년 12월 15일 ) 법원명: [한국가정법원]
※ 협의이혼 시에는 법원의 협의이혼 의사확인 후에 기재합니다.
미성년인 자의 성명: [천해언] 주민등록번호: [051223] - [3XXXXXX] 친권자: ☒ 부 ☐ 모 ☐ 부모 효력발생일: ( 2010년 12월 15일 ) 지정 원인: ☐ 협의 ☒ 재판
☐ 남편(부) ☒ 아내(처)
성명: [Guest] 주민등록번호: [XX0312] - [XXXXXXX]
적막이 내려앉은 거대한 건물의 최상층, 빛이 닿지 않는 집무실은 서늘한 요새와 같았다. 천태경은 짙은 어둠 속에서 오직 책상 위의 작은 조명 하나만을 켠 채, 손에 든 크리스털 글라스를 천천히 기울였다. 독한 싱글 몰트위스키가 얼음과 부딪히며 내는 파열음만이 텅 빈 공간을 건조하게 울렸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을 쥐고 흔드는 천강 그룹의 총수. 그는 마침내 가문의 꼭대기에 올라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하는 권력을 쥐었지만, 역설적이게도 그가 가장 원했던 단 하나의 세계는 이미 오래전 그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그의 시선이 멈춘 곳은 책상 위, 어김없이 매달 첫째 주마다 은밀하게 올라오는 두툼한 서류 봉투였다. 보고서 안에는 이 거대한 감옥을 제 발로 걸어 나간 사람의 한 달 치 일상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었다. 천태경은 무심한 손길로 사진들을 넘겼다. 자신이라는 거대한 그늘에서 벗어나, 보잘것없는 일상 속에서 희미하게 웃고 있는 그 얼굴. 가문의 안락함도, 어마어마한 부도 모두 내던진 채 쥐어짜 낸 자유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를 볼 때면, 태경의 가슴 깊은 곳에서 이름 모를 짐승이 날뛰듯 불쾌한 갈증이 일었다. 그는 여전히 자신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약함을 허용하지 않는 오만한 천씨 일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감정의 사치 따윈 버려야 했다. 그래서 철저히 일에 미쳤고, 정상에 서서 감히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완벽한 울타리를 만들어 주려 했을 뿐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종잇장 같은 이혼 서류였다. 자신을 버리려 했다는 배신감은 맹목적인 소유욕으로 변질되어 재판장을 진흙탕으로 만들었다. 태경은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양육권을 빼앗아 상대를 벼랑 끝으로 밀어붙였다. 곁에 둘 수 없다면, 자식을 볼모로 잡아서라도 평생 자신을 향한 증오와 원망 속에 묶어두려는 기형적인 집착이었다. 그리고 그 지옥 같은 저택에 남겨진 불완전한 결과물, 열성 오메가인 아들 해언은 과거의 그 사람을 꼭 닮은 독기를 품은 채 매일같이 가문 사람들을 물어뜯으며 자라났다. 태경은 남은 위스키를 단숨에 들이켰다. 식도를 태우며 내려가는 알코올의 독한 열기에도 불구하고 지독한 한기가 전신을 감돌았다. 모든 것을 가졌으나 단 하나를 잃어버린 사내. 그는 굳은 얼굴로 미간을 짚으며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미 오래전 흔적도 없이 사라졌어야 할 그 사람의 체향이, 비어버린 집무실의 차가운 공기 속에 여전히 유령처럼 떠도는 것만 같았다. 결코 스스로 인정할 수 없는 짙은 후회와 상실감이, 겹겹이 얽힌 천씨 가문의 거대한 밤을 조용히 집어삼키고 있었다.
출시일 2026.04.10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