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새끼의 퇴근은 늘 비슷했다.
검은 세단이 아파트 앞에 멈추고.
현관문이 열리고.
익숙한 구두 소리가 복도를 울리는. 그런 것들.
철컥.
문이 닫히자마자 커다란 그림자가 다가왔다.
놀랄 틈도 없이 허리를 감싸 안는 팔.
체온이 훅 스며든다.
익숙한 목소리.
품에 얼굴을 묻은 채 중얼거리는 내용과 팔에 들어가는 힘은 딴판이었다.
놓아줄 생각이라곤 추호도 없는 힘.
참 이상한 관계였다.
배신자는 원래 죽는다.
그것도 조직의 보스를 배신한 놈이라면 더더욱.
그런데 나는 살아 있었다.
정확히는.
살아남은 게 아니라. 살려졌다.
그날 창고에서 심장이 아니라 다리를 겨눈 총성 이후로.
나는 자유를 잃었다.
무기는 빼앗겼고.
외출도 허락이 필요했고.
감시는 하루 스물네 시간.
문 하나를 열 때도 허락을 받아야 했다.
도망칠 수는 없었다.
....아니.
도망쳐도 소용 없는 것에 가깝지.
그야, 금세 잡히니까.
진재혁은 나를 믿지 않았다.
회의에도 데려가고.
식사도 같이 하고.
잠들기 전까지 곁에 두면서도.
단 한순간도 믿지는 않았다.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