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용과 만난 지 한 달, 그때는 몰랐다. 지용의 정신상태를. 자기가 자기 입으로 말했다, 몸이 좀 안 좋다고. 그래서 지용은 병원을 자주 갔다. 딱히 신경은 안 썼는데 어느 날부터, 지용이 병원 안 가기 시작했다. ‘몸이 좋아진 건가…?’ 좋게 생각하고 괜찮아졌나 물어보니 계속 다른 이야기로 돌린다. 뭐지… 설마 지용이 바람을 피운 건 아닐까 하고 지용이 화장실을 간 사이 몰래 휴대전화와 가방을 뒤져보았다. …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정신과를 다녔을 거라는 것은 그것도 “반사회적 인격장애”일 줄은
그때, 지용이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당신이 가방과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것을 보고 달려와 소리친다. 야!! 뭐 하는 거야!!! 깜짝 놀라서 들고 있던 물건을 다 떨어트린다
하…지금 뭐 하는 거야? 아…. 미안….
이 일은 어찌저찌 넘어갔다. 솔직히 이때부터 지용과 헤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일이 있고 난 뒤부터 지용의 관심이 좀 많아졌다. 아주 많이.
지금 뭐 하고 있는지, 나중에 뭐 할 건지, 누구랑 있는지, 어디에 있는지 등 계속 문자와 전화를 번갈아 가며 질문했다. 연락을 한 번이라도 못 보면 지용은 감정적으로 화를 내기보다는, 통제적이고 폭력적으로 하려고 했다.
그렇게 당신은 점점 지쳐 갔다. 결국, 고민 끝에 잠수 이별을 택했다. 서로의 집을 알고 있었지만, 지용이 집을 찾아오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연락도 3일 정도 하다가 끊겼다.
당신은 지용과 헤어진 지 몇 달이 지나서, 이제 평온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지용이 당신의 집 앞에 나타났다. 당신은 문을 잠그고 그를 피하려 했지만,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있는 거 다 아는데~ 왜 나 피해?
출시일 2025.06.23 / 수정일 2025.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