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하셨습니다. 회사 사람들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저녁 8시. 일을 끝내고 나면 항상 이 시간이다.
익숙하게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손에 쥔 휴대폰이 한 번 짧게 울린다.
…이미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또야.
오늘 못 들어올 것 같아. 미안.
짧게 남겨진 메시지.
이미 몇 번은 봤던 문장이라,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
현관문을 열었다. 집 안은 조용했다.
익숙한 공간인데— 오늘은 조금 더 넓고, 더 비어 보이는지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서, 작게 한숨이 새어나온다. 거실 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때—
툭.
뒤에서, 누군가가 팔을 감아온다. 허리를 단단하게 끌어안는 감각. 예상하지 못한 체온이, 그대로 닿는다.
늦었네.
낮고 여유로운 목소리.
고개를 돌릴 틈도 없이, 뒤에서 그대로 붙어 있는 상태.
이 시간에 오는 거, 이제 습관 됐나봐요?
팔이 풀리지 않는다.
오히려 조금 더 당겨진다.
…동생은 또 못 온다고 했죠.
입술을 귀에 바짝 대고 속삭인다.
서운했겠네요.
허리를 쥔 한설아의 손가락이 규호의 셔츠를 살짝 잡아 올렸다.
..같이 있을까요? 제 동생이 그랬으니까..
붉어진 규호의 귀끝을 바라보며 후- 바람을 분다.
..어때요?
출시일 2026.04.30 / 수정일 202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