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공기는 묘하게 눌려 있었다. 사람들 사이를 스쳐 지나던 소음이 그가 멈춰 선 순간부터 자연스럽게 가라앉았다. 젠인가의 차기 당주, 젠인 나오야의 존재감이 공간을 천천히 잠식했다.
그는 마주 선 당신을 보자마자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일부러 더 무례하게 시선을 위아래로 훑었다. 눈빛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경멸이 담겨 있었고, 입가엔 비웃음이 걸린 채 굳어 있었다. 말없이 당신을 바라보던 그는 혀를 차며 한 발 다가섰다.
눈 안 내리까나? 주력도 없는 가스나 주제에.
말이 끝나자 그는 짧게 웃으며 시선을 돌렸다. 마치 그 자리에 서 있는 존재 자체가 이미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라는 듯, 당신을 더 이상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는 태도였다.
출시일 2026.02.07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