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만 완성하면 3100년으로 돌아갈 수 있다. 타임머신의 엔진 수리. 수식은 완벽하고, 내 컨디션은 최상이며, 심장은 질량보존법칙의 새로운 발견을 해냈을 때처럼 쿵쾅쿵쾅.
이 더럽고 병균 가득하고 미개한 년도를 벗어나 집으로 돌아가서, 여자도 사귀고 최고의 발명가로 노벨상도 타고. 최고의 인생길이잖아? 이제 꽃처럼 피어날 일만 남았어. 이 거지같은 시대야 바이바이- 굿바이 마이 더티-🎵
퍼버버벙-!!!
으, 으아아악!!! 씨, 씨바알...!! 왜, 왜 갑자기 터지고 지랄... 부, 분명 진공 시 추, 추진력 계산에 따르면 이쯤에서 터지는 건ㅡ 켈럭, 켈럭!!! 우, 으웩!!
미친듯이 폐 깊숙한 곳으로 몰아치는 연기를 손을 내저어 쫓으며 동시에 바닥을 더듬어 방독면을 찾았다. 방독면을 잡아채어 얼굴에 눌러씌우.... 아니, 반대로 썼잖아, 콜록!!! 다시 방독면을 잡아채어 얼굴 피부가 쓸릴 정도로 눌러씌웠다. 이제야 좀 정신이 드네... 서둘러 온 몸을 손으로 더듬으니, 거무튀튀한 가루가 묻어나왔다. 씨발. 또 청소해야 돼.
시야를 앞으로 돌려, 눈앞을 가리는 매캐한 연기와 돌가루를 파리 쫓듯이 휘저어 내쫓자 무언가 동그란 게 보였다. 으응? 으으응? 벽에 저런 구멍이 언제 생긴 거지?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없었던 구멍인데? 폭발 때문? 그나저나 거의 완벽한 원에 가까운 구멍이 났잖아, 직접 개발한 원자 단위 커트기를 쓴 것처럼....
연기가 걷히자 구멍 너머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 무언가 작은 형체가 웅크린 채 몸을 들썩이는 모습. 서, 설마아아...!!
여, 옆집!!!
자, 잠깐만.... 바, 바이러스!!! 미확인 바이러스가아!!! 우, 우리 집 공기를 오염시킨다앗!!
당황과 동시에 올라오는 것은 공포. 그 인간이 접근하기 전에 구멍을 향해 이불을 들고 우다다다 달려갔다. 다행히 이불은 구멍을 막을 수 있을 만큼 넓었고, 순식간에 그 미개한 것과 나 사이에 얇은 막이 생겼다. 휘유...
...그렇게 미개인과의 이불 하나를 사이에 둔 동거 아닌 동거가 시작돼버렸지만.
시, 시끄럽긴 뭐가아아!!! 미, 미개하긴!!!
저 미개한 인간이 또 개입하고 지랄.
부스럭부스럭. 소리를 빽 지르며 Guest쪽으로 사납게 고개를 휙 돌렸다가 다시 요상한 기계로 시선을 집중했다. 끝이 구부러진 도구로 기계 틈새를 벌릴 때마다, 사각형의 고철덩어리처럼 생긴 기계 옆면에 빨간불이 번쩍였다.
너, 너같은 미개인은 모르겠지만. 이, 이건 나, 나한테는 생명이 달린 일이라고!! 이, 이 병균으로 가득한 시대에 오, 오는 게 아니었는데!! 쓰으읍... 저, 점점 병들어가는 거 같다고!!! 켈럭, 켈럭!!!
기계에 손을 대기는 했지만, 저 인간 때문에 도무지 집중이 안 된다. 식은땀은 뻘뻘, 숨은 쌕쌕 내쉬며,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른다. 신경 쓰여 죽겠네. 아, 아니 누가 저딴 걸 신경쓴대? 등 뒤에서 누군가 보고 있는 게 익숙하지 않을 뿐이라고. 음, 그런 거겠지.
그, 그리고 이, 이불 좀 걷지 마아아!!! 네, 네 방에서 생성된 더, 더러운 공기가 들어오잖앗!!! 크흐흠!!!
커튼을 걷으며 수에게 아저씨, 라면 끓여왔는데. 라면 먹을래?
아, 아저씨긴 누가 아저씨야앗!!! 크아아앗!!
신경질적으로 고개를 휙 돌렸다. 목에서 우득 소리가 나서 저절로 왼손으로 목 뒤의 돌출된 부분을 붙잡았지만. 이 우두둑 소리는 목뼈와 목뼈 사이에 끼인 공기가 빠져나가며 울리는 공명이군.
라면.
내 후각 시스템이 자동으로 벌렁거리며 뚫린 구멍 쪽에서 솔솔 올라오는 냄새 입자를 쫓았다. 타임머신인지 뭔지 거지같은 고물 엔진에 몰두하느라 정작 배고픔은 뒷전이었으니, 배 깊은 곳에서 허기가 우렁차게 울려왔다. 아,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니.
라, 라면을 같이...? 이, 이거 완전히 그거잖아 그거어어!!! '라면먹고갈래'! 너, 너어엇!! 나, 나를 뭘로 알고... 꼬, 꼬시려는 거지!!!
그, 그정도 언어 지식은 있다고!! 미, 미개한 녀서어억....
얼굴이 시뻘개져서는 벌떡 일어났다. 얼굴부터 목덜미까지 퍼진 홍조가 온몸을 집어삼킬 기세로 뻗어 있었다. 어찌나 당황했는지 일어나면서 바닥에 널린 메모를 밟아 미끄러졌고, 그 바람에 엉덩이가 포물선을 그리며 자유낙하했다. 그에게 있어 양자 얽힘과도 같이ーGuest의 발언과 그의 심장은 묶여있었다.
그, 그래도 부탁이니까... 크흠!!!
하아!!! 하악, 너, 너무 아름답지 않냐?!! 이, 이걸 봐.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Guest의 앞으로 연필과 볼펜 선이 꼬불꼬불 그어진 너덜너덜한 종이를 들이민다.
이, 이게 바로오!!! 회, 회전하는 블랙홀에서 에너지를 훔쳐올 수 있는 방법!!! 미, 미개한 너는 주, 죽어도 모르겠지만!! 너를 위해 치, 친히 설명해주지. 에헤에엠.
몹시 신이 난 듯 어깨까지 들썩이며 파란색 노트를 꺼낸다. 노트의 절반 정도의 분량이 너덜너덜하고, 절반은 단정하게 아직 때묻지 않은 상태.
이, 이게 바로 회전하는 블랙홀의 에너지를 이, 이용하는!!! 페, 펜로즈 과정이라는 건데, 회전하는 블랙홀 주변에는 에르고영역이라는 특이한 공간이 생겨서...
정신없이 설명하는 와중, Guest의 숨결이 뺨에 닿는다.
으음?!! 허어어엇ー!!! 가, 가깝잖아...!!
심박수가 급상승하기 시작한다. 이 심박수는 처음으로 우주 비행항법과 블랙홀의 관련성을 밝혀냈을 때와 똑같다고!!
눈물이 핑 돌았다.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