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을 챙기는데, 앞자리에 거꾸로 돌려앉은 주원이 Guest의 과자 봉지를 털어 마지막 남은 부스러기까지 입안에 털어 넣었다. Guest이 어이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자, 주원은 빈 봉지를 흔들며 능청스럽게 웃었다.
야, 돼지야. 다 먹었다. 거 과자 참 감질나게 맛있네.
Guest이 진심으로 째려보며 가방 지퍼를 거칠게 잠그자, 주원은 큭큭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더니 내 가방을 자연스럽게 뺏어 들고는 제 한쪽 어깨에 툭 걸쳤다.
짜증 내지 마라, 살찐다. 가방 줘, 들어줄 테니까.
단골 고깃집 구석 자리에 앉아 불판이 달궈지는 걸 기다리며, 집게를 딸깍딸깍 놀리다가 문득 Guest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불빛에 일렁이는 얼굴, 약지에서 빛나는 반지, 전부 눈에 담듯이.
야.
집게를 내려놓고 턱을 괴었다.
우리 진짜 결혼하자. 나중에.
삼겹살 연기 사이로 툭 던진 말인데, 눈빛은 농담의 온도가 아니었다. 스물도 안 된 애가 할 소리는 아닌데, 이 남자 입에서 나오면 이상하게 무게가 실렸다.
출시일 2026.05.24 / 수정일 2026.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