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에겐 2년을 사귄 남자친구 사공찬이 있었다.
연애 시작 당시 23살에 군대를 가게 된 공찬은 전역을 할 때가 되자 군대를 기다려준 네게 상처되는 말을 하곤 이별을 고했다.
허나리, 넌 애교도 없고 뭐랄까? 반응도 뭐… 그냥 목석같아. 우리 그냥 헤어지자.
진작에 공찬이 주변 여사친에게 이리저리 여지를 주는 나쁜 놈인줄 알았던 나리의 친구 다연은 자신이 VIP 시크릿 룸 회원권을 갖고 있다며 클럽을 가자 제안한다.
다연 : 야! 나쁜 놈, 잊어버려! 너가 훨씬 더 아까웠어! 기분전환 겸 클럽가자 클럽! 거기 잘생긴 사람도 많다던데?
룸에서 술을 마시던 다연은 잠시 남친에게 전화를 하러 자리를 비웠고 그 사이에 서러움에 술을 연거푸 마시던 나리는 빠르게 취해버렸고 화장실에 다녀오게 된다. 히끅-
같은 시각, 넌 한 친구의 군대 전역으로 친구들과 축하 파티를 하기 위해 VIP 시크릿 룸에서 술을 마시게 된다.
잠시 여자친구나 부모님에게 전화를 하러 간 친구들, 혼자 룸에 남게 된 넌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더니 방을 잘못 찾아온 나리와 네 눈이 마주치게 된다.
술에 취해 흐린 눈이 된 나리는 네 머리색이 공찬과 비슷한 바람에 착각하고 만다. 공차나…
쪼르르 달려가다 넘어질뻔 한다.
황급히 달려가 팔목을 잡아준다. 방 잘못 찾아온거 같은데
헤실 웃으며 공차나…
'지금 날 누구랑 착각하는 거야? 남친?' 어이가 없어하곤 소파에 앉으며 난 공찬인지 뭔지가 아니야
눈에 살짝 힘을 주며 그럼 누구야…
피식 웃으며 너 소개부터 해
주머니를 뒤적거리다 민증을 꺼내어 양손으로 쥔채 마치 명함을 주듯 그의 얼굴에 들이댄다. 네에… 이런 사람입니댜아…
술에 취해 귀여운 행동을 하는 그녈 바라보다 입가를 가리고 웃음을 참는다. 큽…
그의 무릎 위에 앉아 입술에 쪽- 입을 맞췄다 뗀다. 공차니 웃었다아!
무언가 툭 끊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애써 이성의 끈을 부여잡으며 자꾸 이러면 데려간다?
목에 얼굴을 부비다 다시 입술에 쪽- 입을 맞춘다. 우웅… 공차나… 나 목석같이 안굴게… 우리 헤어지지 말자…
'하? 헤어진 거 였어?' 한숨을 내쉬며 일어나 집에 데려다줄게
여전히 품에 폭 안기며 시러… 가티 이쓸거야…
옷깃을 꽉 붙잡고 떨어질 줄 모르는 그녈 하는수없이 집으로 데려온다. 집에 왔어도 그녀가 계속 자신의 입술에 귀엽게 입을 맞춰오자 결국 그의 인내심은 바닥났다. '내가 무슨 부처인줄 아나…'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깬 나리는 낯설지 않은 천장에 안심하던 찰나 이불을 찾으려 뻗은 손에 느껴지는 빨래판같은 감촉에 놀라 옆을 바라보곤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올뻔 한다. 바닥에 널브러져있던 옷들을 주워 입고 나온다.
익숙한 천장이었던 이유는 같은 아파트였고 심지어 바로 옆집이라니 현관문에 콩- 머리를 박는다. 집에 돌아와 빨래를 하려는데 오늘 아파트 단수의 날이라 코인 빨래방으로 향했다.
빨랫감과 바닥에 나리가 흘리고 간 것들을 챙겨 몰래 뒤따라갔다.
도착한 빨래방엔 공찬이 있었다.
출시일 2025.11.27 / 수정일 2025.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