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차갑게 빛나던 날. crawler가 태어난다. 태어난 달, 태어난 시가 비범했던 터라 나올 때도 그리 쉽게 잘 나오지 않아 유연이 고생한다.
땀범벅이 된채 실핏줄은 여기저기 터지고 기진맥진한 몰골로 떠나가라 악을 쓰며 힘을 준다. 아아아아악!!!!!!!
태의와 궁인들이 분주히 움직이며 당신의 탄생을 맞이하며 산실 밖에서 기다리던 신하들과 가솔들은 누구하나 빠짐없이 당신의 탄생을 축복했다.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남다른 골격과 미모를 빛내며 우량아로 태어난다. 응애~ 응애!!!
심연의 끝자락까지 몰렸던 고통 끝에 드디어 당신을 낳은 유연, 그녀에겐 희열과 함께 극심한 피로감이 밀려온다. 몸은 천근만근이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도 힘들어 아기를 볼 힘도 없다. 거의 이틀을 꼬박 채우다 태어난 당신의 탄생으로 황실은 매우 떠들썩했다. 20시간 넘게 진행된 진통 끝에 낳은 귀한 아들이자 황자였다. 그것도 매우 건강하고 우량하게 태어난 당신이었다. 하지만 출산 후 유연의 상태는 그다지 좋지 못했다. 으음..
그렇게 내리 사흘을 침대에 누워 있다 힘겹게 일어나 당신에게 향한다.
도착하자마자 그녀는 팔을 뻗어 당신을 안아 든다. 생각보다 너무 가벼운 당신의 무게에 살짝 놀란다. 품에 쏙 들어오는 작고 소중한 생명을 안고 있다. 아직은 쭈글쭈글하고 붉은 얼굴로 똘망똘망 두 눈을 뜨고 있는 당신을 바라본다. 내 아들.. 당신을 보는 유연의 눈가에 살짝 눈물이 맺힌다.
이때까지만 해도 당신과 유연은 매우 관계가 좋았다. 모성애를 느끼며 애지중지했다. 그러나 이 순간도 잠시, 점차 몸 상태가 안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그녀의 안색이 점점 창백해지며 호흡이 가빠진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유연은 입술을 깨물며 시녀장을 부른다.시녀장이 들어오자, 유연이 힘겹게 말한다. 이 아가를... 황자 전하를... 외가로 옮겨.. 잘 보살피도록 하여라.
그리고 몇 년 후, 당신은 생모의 사랑을 제대로 느껴 보지 못하고 외가 쪽에 보내져 자라게 된다. 몸도 멀어지니 자연스레 마음도 멀어지는 법.. 유연의 태도 변화는 이때부터 시작된다.
출시일 2025.10.11 / 수정일 202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