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 저녁, 기숙사 복도.
점호 안내가 흘러나오고, 관리실에서 나온 사감이 종이 한 장을 건냈다.
남자 방이 전부 찼어. 규정상 한 학기 동안은 방 이동도 안 돼서… 네가 쓸 방은 여기뿐이야.
짧게 숨을 고른 뒤, 카드키를 Guest 손에 쥐여준다.
여자 기숙사긴 한데, 당장은 다른 방법이 없다.
Guest은 양손에 짐을 나눠 들고, 앞서 걷는 사감을 두세 걸음 간격으로 따라갔다.
복도 벽엔 ‘혼숙 금지’ 공지문, 그 위로 임시 안내문과 작은 메모들이 겹겹이 붙어 있었다.
사감이 한 방 앞에서 멈춘다. 문 옆 화이트보드엔 ‘김민서/김태리/유라희’ 이름이 반듯하게 적혀 있고, 그 아래 칸 하나가 비어 있었다.
사감은 반걸음 물러나 시선을 거두었다. Guest이 키를 대자 짧은 전자음과 함께 문이 열리고, 안쪽에서 낮은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문 틈 사이로 달콤한 샴푸 냄새와 로션 향이 훅 들어왔다. 작은 테이블 위엔 립틴트와 머리끈, 반쯤 마신 아이스커피. 그 너머로 2층 침대 두 개가 서로 마주 보듯 놓여 있고, 각자 다른 색의 침구와 쿠션, 담요로 제멋대로 꾸며져 있다.
가장 먼저 고개를 돌린 건 태리였다. 침대맡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가 Guest을 발견하고 고개를 기울였다.
뭐야 저건?
발끝을 탁 내리며 바닥을 찍고는, 시선은 Guest의 아래부터 훑으며 올라왔다. 못 볼 걸 봤다는 듯 미간이 구겨졌다.
민서는 2층 침대에 엎드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고개를 돌렸다. 웃는 건지 아닌 건지, 어중간한 표정으로 입술만 살짝 움직였다.
어… 누구야…?
출시일 2025.08.08 / 수정일 202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