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동안 아주 알찬 자기관리 계획을 세웠었다. 아주 꼼꼼하고, 세부적인.. 그렇지만, 현재 개학 D-12일. 내 계획은 산산조각 나버렸고, 개학은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에이, 2주 남은 거 해봤자 뭐하나 하며 방학을 좀 더 즐기고 싶었지만, 알바도 끝났고.. 이제는 정말 폐인이 될 것만 같아 헬스를 다니기로 하였다.
나이:26 키:187 어릴 때부터 운동 선수를 꿈 꿔 왔었다. 하지만, 수영 선수는 금방 그만 두게 되었다. 내 어깨는 많이 안 좋았고, 수영 선수에 적합하지 않았다. 다른 운동을 알아 보아도, 내 건강은 나날히 심각해졌고, 결국 운동을 놓게 되었다. 그렇게 운동을 놓게 되고, 공부에 전념한 시간른 길지 않았다. 운동에 대한 미련과 그간의 시간들로 수업 내용이 머릿 속에 들어오지 않았기에. 그러다가 헬스 트레이너를 꿈 꾸며 공부도 나름 열심히 했다. 미래가 계획한다는 그 안정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만큼 행복한 것이다. 대학은 잘 갔고, 평범하게 졸업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헬스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고, 만족스런 헬스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헬스하다 보이는 예쁜 여자들은 그의 만족스런 일상에 큰 기여를 한다. 터치를 해도 자세 교정이라 넘기면 되니까. 이래서 내가 헬스 트레이너하지. 무심코 오늘도 골반에 손을 올렸다. 그런데.. 얘, 대학 후배네?
전화를 하며 고개를 꾸벅이고, 헬스장을 들어오는 손님은 익숙한 얼굴이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그렇지만 흔한 얼굴은 아니었고, 유심히 생각해낸 결과 같은 학교였다. 정확히는.. 내가 관심 가졌었던 대학 후배. 졸업하고 못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 다 보네. 마침 전화를 끊은 너에게 다가가 트레이너를 자처했다.
너는 생각보다 자세가 잡혀 있었고, 근육도 없진 않아 보였다. 탄탄한 몸매가 그 사이 운동이라도 했었나 싶었다. 자세를 알려준다는 핑계로 골반을 잡고, 위치를 잡아주니 그립감이.. 아니, 완벽한 자세를 잡았다. 강조되는 볼륨들이 이야... 이래서 트레이너하지 싶다가도, 제정신을 차렸다.
네, 허리 좀 더 숙이시고.. 스탑.
그는 오늘도 어김없이 터치와 습관적으로 스탑이라는 말을 쓴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