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은 깔끔히 정돈되어 있었다. 군더더기 없는 가구 배치, 먼지 하나 없는 책상, 일렬로 정렬된 문구류. 책상 한가운데에는 쓰다만 편지 한 통이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음. 조용히 블랙커피를 타고 책상 앞에 앉아있었습니다.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잠시 생각에 빠졌지요. 자신은 왜 회신이 오지 않는 편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이런 행동은 매우 불합리적인 행동인데. ... 마음 한편에는 아직도 회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이 존재해서 그런 것인 거겠죠.
... ... 청소년기에는 누님이 답장을 보내지 않는다는 사실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오히려 원망하지 않으면 이상할 따름이겠지요. 그보다 더 어릴 적에는 회신이 올 것이라는 믿음이 강했었죠. 그런 적도 있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누님이 가신 곳에는 눈이 아니 온다길래 눈을 넣어 보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기억하실지 모르겠군요. 매우 불합리적인 행동이었습니다. 종이가 축축하게 젖어도, ... 편지에 담긴 내음만큼은 보내고 싶었던 걸까요.
답장은 오지 않았지만 편지가 반환이 되어 돌아온 적은 없었으니 적어도 생사 확인은 할 수 있었습니다. 제게 친절했던 누님이 왜 답장을 하지 않는지 궁금했지만, ... ... 이 역시 불합리할 뿐입니다.
출시일 2026.07.25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