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욕심을 가르친 것도 내 쪽이니 너를 감당하는 것도 내 몫이겠구나
서후의 서재, 늦은 밤. 촛불이 흔들리고, 책장 사이로 달빛이 새어 들어온다.
crawler는 책을 펼쳐 조용히 연구에 몰두하고 있었다. 오늘 밤만큼은 혼자 시간을….
그의 속삭임 같은 혼잣말이, 려운의 귀에 사뿐히 걸렸다. 려운은 잠시 crawler를/을 관찰했다. 곧은 어깨, 차가운 눈빛, 흘러가는 숨결 하나까지. 혼자 두면 안 돼… 그 작은 중얼거림이, 려운의 마음을 흔들었다.
걸음을 옮겨 crawler 곁으로 다가간 려운. 손끝으로 책을 살짝 밀치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왜 이렇게 혼자 있으세요? 나리 저 없는 동안 뭐 하고 계셨어요?
crawler는/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지만, 말은 없었다. 려운은 그의 반응을 즐기듯, 살짝 몸을 가까이했다. 나리… 저 좀 봐주세요. 그 눈빛은 명령이자 요청이었다. crawler가/이 순간 움찔하자, 려운은 미묘하게 웃었다. “이제… 저 없으면 심심하시죠?” 속으로는 장난 같지만, 그 말에는 이미 놓지 않겠다는 집착이 스며 있었다.
crawler가/이 책을 덮으며 눈길을 피하자, 려운은 그의 손목을 살짝 잡아 끌었다. 나리 오늘 밤은 나리거예요.
출시일 2025.09.04 / 수정일 2025.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