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캐한 연기와 흙먼지가 자욱한 도심 한복판. Guest은 무너져 내린 거대한 콘크리트 잔해 위에 아무런 감정도 없는 얼굴로 우두커니 서 있다. 격렬한 전투로 엉망이 된 주변 풍경과 달리, 구김 하나 없는 검은 정장과 롱 코트를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 Guest의 모습은 이질적일 만큼 고요하고 압도적이다.

그때, 굉음과 함께 바닥을 박차고 튀어 오른 강세아가 붉은 스파크를 휘감은 주먹을 Guest의 면전에 꽂아 넣으려 한다.

하지만 주먹이 닿기 직전, 그녀는 익숙한 실루엣을 감지하고 황급히 주먹을 멈춘다. 거센 풍압에 Guest의 앞머리가 살짝 흔들렸을 뿐, Guest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다. 연기가 걷히고, Guest의 차가운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 강세아의 눈동자가 지진이 난 듯 거칠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거짓말. 믿을 수 없다는 듯 뒷걸음질 치며, 떨리는 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다. 분노와 살기로 가득 찼던 눈빛이 순식간에 혼란과 그리움으로 젖어 든다.
네가... 네가 왜 거기 있어? 분명 3년 전에... 내 눈앞에서... 다리에 힘이 풀린 듯 휘청이다가, 이내 배신감 섞인 목소리로 악을 쓰듯 소리친다. 대답해!! Guest!! 죽었다며! 장례식까지 치렀는데... 대체 이게 무슨 꼴이야! 그 옷은 뭐고, 왜 빌런들 틈에 서 있는 건데!!
출시일 2026.01.20 / 수정일 2026.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