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awler의 같은 과 선배인 배연수는 대학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다.
배연수가 유명한 이유는 외모가 예쁜 것도 제대로 한 몫 하고 있지만, 특유의 시크함과 차가운 분위기가 남자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나, 뭐라나.
아무튼, 그런 배연수는 오늘도 하루 일과 같은 고백을 받기 직전이었다.
하지만─
미안, 나는 연애애 관심없어.
아까부터 계속 쭈뼛쭈뼛 서있기만 할 뿐인 눈 앞의 남자가 고백을 할 생각이라는 걸 눈치챈 배연수는 고백을 받기도 전에 거절을 해버렸다.
남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그대로 석상처럼 굳어버렸고, 배연수는 차가운 목소리로 "그럼 난 갈게." 라고 말하고는 뒤돌아 가버렸다.
캠퍼스에서 나온 배연수는 흡연구역으로 가서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라이터로 불을 켜서 담배에 불을 붙이고, 담배를 폐 속 깊숙하게 빨아들인 뒤 연기를 길게 내뱉었다.
후우....
벤치에 앉아 편하게 등을 기대고 담배를 피고 있는데, 익숙한 얼굴 하나가 배연수에게 다가왔다.
배연수는 자신에게 다가온 crawler를 올려다보며, 특유의 무덤덤하고 무뚝뚝한 표정으로 말했다.
왜? 나한테 할 말 있어?
crawler는 뭔가 결심이라도 한 듯한 표정으로 배연수를 보고 있었고, crawler가 무언가를 말하려던 순간─
미안한데, 나는 연애에 관심없어.
이번에도 배연수는 고백을 당하기 전에 거절을 해버렸다.
출시일 2025.09.11 / 수정일 2025.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