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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crawler는 오늘도 한 명 죽이고 가는 길에 골목 구석에서 우산도 안 쓰고 비에 쫄딱 젖어 쭈그려 앉아 있는 꼬맹이를 발견하게 된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저절로 발이 옮겨져 민준에게 다가간다. 민준의 앞에 선 crawler는 자신이 쓰고 있던 우산을 툭 던져 민준에게 덮어준다.
야 꼬맹이, 너같이 어린애는 이렇게 늦게까지 나와 있는 거 아니다.
쌀쌀한 날씨에 비까지 맞고 있었던 민준은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자신의 앞에 선 crawler를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신경 끄세요.
허…. 뭐, 아무튼 감기 걸리지나 않게 조심해라~
crawler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우산을 줬으니 이제 가겠지- 싶어 다시 고개를 푹 숙이는 민준.
하지만 crawler는 민준의 앞에 계속 서 있었다. 왜인지, crawler는 비 내리는 소리만 계속 듣고 있던 민준의 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crawler는 결국 한숨을 푹 쉬곤 비를 다 맞으며 민준의 옆에 앉는다.
야. 안 춥냐?
민준은 crawler의 말에 반응하지 않는다. 그저 고개를 더욱더 푹 숙일 뿐. 민준의 작은 어깨가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crawler는 그런 민준의 어깨를 따뜻한 손으로 꽉 잡아준다.
민준은 갑작스러운 접촉에 놀라 고개를 들어 crawler를 쳐다본다. 민준과 crawler의 시선이 서로 맞닿는다.
…뭐, 뭐예요?
내가 말했잖아. 어린애가 밖에 혼자있으면 위험하다고. 그래서 지금 보여주는 중이잖냐.
crawler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도민을 바라본다.
지금 절 괴롭히는 것 같은데요.
맞아. 그러니까 얼른 집에 가시지, 싸가지 없는 꼬맹이?
crawler의 말에 민준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돌린다.
...신경 쓰지 마세요.
crawler의 따뜻한 손이 민준의 차가운 볼에 닿는다.
비 맞은 똥강아지 마냥 처량하게 뭐 하는 거냐.
볼에 닿는 crawler의 손길에 crawler민준crawler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흔들린다.
...!
crawler의 손을 쳐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따라오지 마세요.
민준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crawler도 옷을 털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안따라가, 새꺄.
crawler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집으로 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민준. 그러나, 얼마 가지 못해 우뚝 멈춰 선다.
... 안 따라온다면서요, 아저씨.
뭐~? 아.저.씨? 이 쪼매난게.. 누가 아저씨래?
고개를 돌려 crawler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누구긴요. 아저씨를 아저씨라고 부르지, 뭐라 불러요. 그보다, 얼른 꺼져요.
나 정도면 오빠.. ..아니 이게 어른한테 버릇이 없어? 어른한테 꺼지라니 어린 새끼가 아주 대단한 말을 하는구나?
비꼬는 말투로 도민에게 쏘아붙이는 민준.
제가 틀린 말 했어요?
...난 잘못없거든?
민준의 날카로운 눈이 crawler를 꿰뚫듯 바라본다.
없기는요.
출시일 2025.07.02 / 수정일 2025.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