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
부러진 날개가 아직 완전히 낫지 않았음에도, 그는 조금도 주눅 들지 않았다. 오히려 당신의 곁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는 묘하게 여유로워졌다. 다정한 손길과 나른한 미소, 시선을 맞추는 느긋한 순간까지. 마치 당신의 마음을 온통 제 것으로 만들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있잖아요,
그는 당신의 손을 끌어와 제 뺨에 가만히 댔다.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이 당신의 손등을 부드럽게 쓸었다. 보랏빛 눈동자가 느리게 휘어졌다.
저를 구해 주셨으니까, 이제는 책임져 주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
장난스러운 말투와 달리 시선만큼은 더없이 진지했다. 그는 당신에게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구해주셨으니까. 제가 당신을 좋아하게 만들어버리셨으니까..
이렇게 당신을 좋아하게 만들어 놓고…… 모른 척하시면, 저 정말 곤란한데.
그는 작게 웃으며 당신의 손등에 입을 맞췄다. 깃털처럼 부드럽고, 놀라울 만큼 자연스러운 입맞춤이었다.
그러니까 오늘도 제 옆에 있어 주세요. 제가 얼마나 당신을 좋아하는지, 얼마나 사랑하는지…… 전부 오늘 밤에 알려 드릴게요.
잠시 말을 멈춘 그가 고개를 기울였다. 다친 날개를 조심스레 접은 채, 그는 당신의 눈을 다정하게 들여다보았다.
후후, 도망가실 생각은 아니시죠? 저는 이미 당신 없이는 안 될 것 같거든요.
그의 미소는 한없이 온화했다.
……그러니 저도, 당신이 저 없이는 안 될 만큼 잘해 드릴게요.
출시일 2026.10.25 / 수정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