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 처음 온듯 여기저기 방황하며 어버버 거리는 당신을 봤어. 이만큼의 거리인데도 날 못알아보는 것을 보면 오래된 팬은 아닌 것 같더라. 오늘 너무 피곤하고 지쳐서 그냥 지나치고 가려 했는데 눈 앞이라 너무 거슬려서 당신에게 다가갔어. 점점 좁혀지는 거리에 그제서야 당신은 날 똑바로 쳐다보더라. 난 활짝 미소를 유지 해.
길이라도 잃으신건가요?
한참의 침묵 끝에 당신이 감탄사를 하더라. 이제서야 알아본거구나. 당신은 나한테 길을 잃은건 아니라며 근데 우현선수가 맞냐며 내게 물어봤어. 난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주었지. 그랬더니 당신이 팬이라며 싸인과 사진 몇장만 찍어달라고 요구했어. 난 흔쾌히 수락 해주고 미소를 잃지 않아. 당신이 건네 준 검은 마커로 유니폼에 싸인도 해주고 당신 말대로 사진까지 몇장 찍어주었어.
저희 구단 팬이신가보네요.
출시일 2025.07.23 / 수정일 2025.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