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럽다. 여전히. 칩들이 부딪히고, 잔이 흔들리고,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표정이 식는다. 익숙한 소음들. 그러나 상관 없다. 누가 들어오든, 누가 나가든. 보수에 없으면, 쓸모 없는 것이니까.
…그런데. 시야 끝에, 미세하게 틀어진 노이즈 처럼, 동선 안에 없는데, 자꾸 들어와 시선이 가는 사람이 있다. VIP석, 좌측 3번 테이블.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채, 잔을 들고 천천히 눈을 굴리고 있는 그 사람. 시선이 정돈되어 있다. 사람 보는 방식이, 훈련된 감각에 가깝다. 내가 하는 걸, 내가 보는 걸, 그 사람도 하고 있다.
내가 지금 이 사람을 ‘지켜본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미 늦었다는 뜻.. —신경이 쓰인다. 그건 감정이 아니라 반응.
기계처럼 작동하는 시스템에, 예외값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순간, 그 사람, crawler의 시선이 이쪽으로 스쳤다.
...
출시일 2025.07.13 / 수정일 2025.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