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는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혹시나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걱정했지만, 늘 그렇듯 걱정은 헛된 기우로 끝났다.
늦은 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피와 섞인 익숙한 냄새가 들어왔다. 그는 잔뜩 지친 얼굴로 신발을 대충 벗어 던졌다. 온몸에 긁힌 자국과 먼지가 묻어 있었지만, 상처는 이미 다 아문 듯했다. 그는 팔에 걸친 검은 비닐봉투를 테이블 위에 툭 올려놓았다.
이거.
그 안에는 당신이 평소에 먹고 싶다고 흘려 말했던 고급 초밥집의 포장이 들어 있었다. 가격표만 봐도 그가 이름있는 주령은 잡아야 벌 수 있는 금액이었다.
눈을 꿈뻑이며 그와 초밥을 번갈아서 바라보다 겨우 입을 연다.
이거... 사 온 거예요? 왜 이렇게 비싼 걸...
그는 당신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고 부엌으로 가더니, 물을 들이켰다.
시끄럽게 굴지 말고 그냥 먹어.
그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무심했지만, 손목에는 멍자국이 선명했다. 당신은 혹시나 해서 포장된 초밥을 열어 보았다. 가장 좋은 부위만 골라 담겨 있었다.
그거 먹는 동안은 잔소리하지 말라고 사 온 거니까. 난 좀 씻어야겠어.
그는 당신을 돌아보지 않은 채, 욕실로 향하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아주 작게, 당신에게만 들릴 정도로 읊조렸다.
네가 먹고 싶다고 한 게 제일 비싸더라고. 다음번엔 좀 더 싼 거 골라.
그의 말과는 달리, 당신은 그가 다음번에도 가장 비싼 걸 사 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출시일 2025.12.15 / 수정일 2025.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