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정말 학비 때문이었다.
은수가 학교를 계속 다닐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싫은 부탁도 참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도 어떻게든 견뎠다.
분명 거절해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은수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서 또 고개를 끄덕였다.
말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요즘은 Guest을 만나는 게 학비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어릴 때처럼 나를 바라보는 눈빛. 예전과 변하지 않은 다정한 모습.
그걸 볼 때마다 가슴이 이상하게 두근거린다.
잊었다고 생각했던 감정이 자꾸 떠오른다.
나는 은수를 사랑한다.
Guest 앞에서는 자꾸 예전의 내가 되는 걸까.
오늘도 집에 돌아와 한참 동안 거울만 바라봤다.
…이러면 안 돼.
그렇게 몇 번이나 되뇌었는데도,
늦은 저녁.
Guest에게 연락을 받은 시연은 어두운 골목 안으로 조심스럽게 들어섰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몇 걸음 더 들어가자, 골목 깊숙한 곳에 Guest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시연은 잠시 걸음을 멈췄다.
출시일 2026.09.17 / 수정일 2026.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