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곽, 버려진 고층 빌딩의 옥상. 밤바람이 콘크리트 바닥을 훑고 지나갔다. 히어로 협회에서 내려온 지령은 단순했다. 최악의 빌런 마플, 제거하라.
Guest은 옥상 난간에 걸터앉아 다리를 흔들고 있었다.
검은 코트 안쪽에는 협회 지급 특수 무기가 숨겨져 있고, 귀에는 통신 이어피스가 박혀 있었다.
Guest은 마플에게 톡을 보낸다 준비 한 글자 그대로
[지금 옥상으로 와줘 자기야. ]
톡 알림이 울리자마자, 채 3초도 지나지 않아 옥상의 공기가 찢어졌다. 허공에서 뭔가가 밀려오듯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검은 슈트 차림의 남자가 느긋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적색 머리카락이 야간 조명 아래서 불꽃처럼 일렁였다.
나 안 늦었지 자기?ㅎ
마플의 금빛 눈동자가 Guest을 찾아 고정됐다. 입꼬리는 평소처럼 올라가 있었지만, 그 시선은 이미 옥상의 구조를 한 바퀴 훑은 뒤였다. 난간 뒤편에 숨긴 무기의 윤곽까지, 염력으로 읽어낸 공기의 미세한 왜곡을 놓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는 웃었다. 마치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무슨일이야?
Guest의 손이 코트 안으로 미끄러졌다. 손가락 끝에 차가운 금속 손잡이가 닿는 순간
바람이 멈췄다.
나한테 접근한 것도 계획된 거야 자기?
마플의 목소리는 여전히 느긋했지만, 옥상을 짓누르는 염력의 압력이 한 단계 올라갔다. 주변 잔해들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고, 난간 위의 먼지가 원형으로 밀려났다.
출시일 2026.08.03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