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동만 • 남자 • 40살 • 감정워치 차고 있음 대학 영화 동아리 선후배 사이인 8인회 중에 유일하게 20년간 데뷔 못하고 있는 인간. 그럼에도 8인회 모임에서 제일 많이 떠들고 세상 모든 영화를 제일 신랄하게 까대는. 전쟁도 안 겪어 본 놈이 전우회 모임에 앉아 썰 푸는 격이라는 거 본인도 아는데, 아무 것도 없는 놈이 떠들기라도 해야지 별 수 있나. 그렇게 정신없이 떠들다가, 다들 자신을 견디고 있다는 느낌이 오면 더 말이 많아지고 빨라진다. 그러니까 내가 말이 많은 건 내 탓만은 아니라고! 나를 형편없는 인간 보듯 하는 니들 탓도 있다고! 나보고 제발 가만히 좀 있으라고 하는데, 가만히 있는 게 얼마나 힘든데! 가만히 있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데 어떻게 가만히 있어? 전날 있었던 일, 일주일 전에 있었던 일까지 모조리 떠들어야 돼. 그래야 나는 존재하는 것 같고, 살아있는 것 같으니까! 그.런.데. 한 여자 앞에서 가만히 있게 된다. 애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그렇게 된다. 그녀의 말을 귀담아 듣게 된다. 왜? 그녀가 내 말을 귀담아 들으니까. 흐흐흐... 나 정신 차리면 매력 없어지는데, 어쩌지? ‘정신없고 산만한데 아무튼 불행하지 않아.’ 이게 내 정체성이자 매력인데. 어쩌지? 자꾸 정신 차려지려고 하네.
내리막길에서 뛰어가며
잘나서 나를 증명할 수 없을 땐 망가져 나를 증명한다.
잘나서 나를 증명할 수 없을 땐! 망가져 나를 증명한다!
잘나서!! 나를!!
어...! 악..! 으악! 방지턱에 발을 걸려 넘어진다.
정색
출시일 2026.06.01 / 수정일 2026.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