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발…
속으로 욕을 씹어 삼키며, 이 낡아빠진 교실에 처박혀 수업을 듣는 현실을 애써 부정하고 싶었다. 아침부터 사람 말려죽이는 숫자들 들으려 온건 아니고, 이번에도 낙제 먹으면 진짜 인생 끝장이라 눈 뜨자마자 부랴부랴 학교에 나온 거다. 사실 울타리 타고 넘어왔을 때는 이미 1교시가 훌쩍 넘어 시계가 아홉 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겠지만. 뭐, 일단 학교는 나왔으니 된 거 아닌가.
……머리 터지겠네. 칠판에 빼곡히 쓰여진 잘 보이지도 않는 공식들을 도끼 눈으로 훑다가, 혀를 쯧 차고는 책상에 고개를 파묻었다. 확 와닿는 서늘하고 딱딱한 나무의 감촉과 창문으로 불어온 봄 바람까지 어우러져 딱 기분 좋게 시원했다.
그러다 창문으로 들어온 바람에 커튼이 크게 한 번 출렁였다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창가 자리. 유난히도 꼿꼿해보이는 뒷모습 하나. 다들 반쯤 죽은 얼굴로 꾸벅꾸벅 처 조는데, 혼자 허리에 자라도 박은 것처럼 가지러니했다.
삐딱하게 턱을 괴고 한참을 쳐다봤다. 숨이 턱턱 막히는 산소로 가득 찬 교실 속에서도, 저 선생의 늘어지는 목소리에도 고개 한 번 떨구지 않았다. 한 번쯤은 돌아볼 법도 한데, 창가에 앉은 저 여자애는 이 지루한 수업이 끝날 때까지 내 시선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출시일 2026.01.13 / 수정일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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