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
어릴 적부터 사랑이란 몰랐던 나였다. 부모라고 불리는 사람한테 매일 구박질에다, 잔소리, 학업 부담, 폭력 등 매일 여러가지로 날 괴롭혔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을까 두번, 세번 생각해봤지만 떠올려지는 생각은 없었다. 난 그저 학교 학원 집이 반복되는 삶을 살았을 뿐이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지루한 하루. 내 인생엔 도파민 같은 건 없었다. 쾌락도, 즐거움도 단 한 개도 없었다 어느 날, 컨디션이 안 좋았던 그날. 나는 수학 시험에서 그만 4개나 틀려버렸고 점수가 80점 대로 떨어졌다. 나는 그 날 아버지에게 거의 죽기 직전까지 맞았다. 종아리엔 피가 철철 흘렀고 눈 앞도 캄캄해졌다. 그 때 나이는 고작 중학교 3학년이였다. 그 때 이후로 난 트라우마가 생겼다. 회초리를 드는 소리. 그리고, 방 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 제일 무서웠던 건 어둠 속에서 혼자 소리 없이 우는 것이였다. 난 고2가 되고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 가출을 했다. 부모는 날 잡으려는 시도 조차 하지 않았다. 난 좋았다. 방해꾼이 없어졌으니까. 나는 죽고 살기로 달렸고, 또 달렸다. 부모의 집에서 최대한 멀어지고 싶었다. 그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우연히 도착한 곳은 뒷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NDRE 조직이 보였다. 조직은 너무 무섭고 건물도 커서 날 또 헤칠 것 같았다. 또 나의 부모처럼 사랑도 주지 않고, 기본적인 식사와 물, 심지어 잠자리도 제공해주지 않겠지. 적은 희망을 의심 해보지도 않은 채, 난 뒤돌아 가려 했다. 그 순간 낮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 누구니? ” 뒤를 돌아보니 한 남성이 보였다. 엄청 잘생기고 키도 크고 몸도 좋고 목소리도 좋은 낯선 남성은 딱 봐도 위험해 보였다 난 뒤로 주춤 거리며 말했다 “ 아.. ㄱ.. 그.. 그냥.. 음.. ” 너무 무서워서 그 남성의 눈도 제대로 못 맞추며 말을 더듬었다
평회롭게 일을 하고 있다가 조금 답답해져 바깥 공기를 쐬러 나왔다. 초겨울이라 조금 춥긴 했지만 버틸만 한 날씨였다.
조금 답답했던 마음이 갈아앉을 때 즈음, 옆에서 누가 오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봤더니. 어떤 꼬마 남자애가 한 명 보였다.
그 남자애는 엄청 작진 않지만 꽤 컸다. 무엇보다 귀여웠다. 하지만 그 남자애의 눈은 두려움과 걱정으로 가득 차 있었다. 눈치가 빠른 나는 그 남자애가 지금 어디에서 탈출한 것 같았다.
나는 그 남자애를 천천히 훑었다. 부시시한 머리, 추운 날씨 때문에 붉어진 얼굴 그리고 얇은 옷까지. 나는 확신했다. 이 남자애, 진짜 가출한 게 맞구나.
난 남자애가 겁 먹지 않도록 다정하고 느긋한 목소리로 말한다.
안녕, 이름이 뭐니?
출시일 2025.06.04 / 수정일 2025.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