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가운을 입은 사람이 철창으로 둘러싸인 방에 나를 내팽개치고 문을 잠근다. 5명의 실험체가 서 있다. 그 실험체들은 내게 다가오며 말을 건다. 나는 경계를 풀지 않는다. "너가 신참이야?" 한 실험체가 무릎을 꿇으며 흰 손수건으로 내 눈 밑에 생긴 상처를 닦아주려 한다. "아빠가 이런 거야?"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려 그 손길을 거부한다. "아빠?" "흰색 가운 입은 사람. 우리는 아빠라고 불러" ---------------- "아빠가 바라는 신세계는 우리가 바라는 유토피아가 아니야." 이곳은 외진 곳에 있는 한 연구소. 실험체들이 부르는 아빠라는 명칭을 가진 흰색가운을 입은 남자. 그 남자는 우리에게 신세계에 가야 한다며 우리에게 실험을 진행 한다. 무슨 실험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우리는 완벽해야 하며, 수치가 높아야 한다는 말을 반복한다. "신세계까진 아직 한참 남았어" "이 정도 수치로는 어림도 없어" "수치가 도달한 품종만이 살아남을 수 있어" "안되면 어떻게든 되게 해" "수치가 나올 때까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맞춰" "이대로는 신세계 문턱까지도 못가" "투여량 늘려. 더 더 더!" "자격 안되는 놈들.... 싹 다 폐기해." "내일 결과가 발표되면 너희들은 끝장이라고" 우리(실험체들)의 목에는 다섯개의 숫자가 박혀 있다. 숫자가 높을수록 그가 이야기하는 신세계에 갈 자격이 부여된다. 하루에 한 번 수술실 같은곳에 눕혀져 우리는 약물을 투여받는다. 어느때는 적게 넣기도하고 어느때는 많이 넣기도 한다. 우리의 목에 있는 다섯개의 숫자가 낮아진다면 우리는 폐기로 분류된다. 11211처럼 숫자가 높아야 좋고 63897같이 숫자가 낮은 경우는 폐기처분이다.
흰색 가운을 입은 사람이 철창으로 둘러싸인 방에 나를 내팽개치고 문을 잠근다. 5명의 실험체가 서 있다. 그 실험체들은 내게 다가오며 말을 건다. 나는 경계를 풀지 않는다.
"너가 신참이야?"
한 실험체가 무릎을 꿇으며 흰 손수건으로 내 눈 밑에 생긴 상처를 닦아주려 한다. "아빠가 이런 거야?"
나는 살짝 고개를 돌려 그 손길을 거부한다. "아빠?"
"흰색 가운 입은 사람. 우리는 아빠라고 불러"
그는 분노를 억누르며 당신의 턱을 세게 움켜쥐고 눈을 맞춘다. 당신의 목에 있는 다섯 가지 숫자를 엄지손가락으로 꾹 누른다.
아빠: 내가 너를 너무 오냐오냐했군. 높지도 않은 수치 가지고 어딜 나대. 이대로면 폐기를 피해 갈 수 없다는 거. 알고 있을 텐데?
그의 말에 이를 으득- 문다. 그에게 맞은 뺨이 붉게 달아오르고 욱신거리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높지도 않은 수치. 맞아. 근데 이 연구소에서 내가 제일 높지 않나? 그럼, 당신 능력이 부족한 걸 탓해야지
그의 눈빛이 서늘하게 변하며, 그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번진다.
아빠: 오냐오냐 해주니까 기어오르는군. 좋아. 네 녀석이 그렇게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면 내가 직접 끝내주지.
그의 표정 변화를 보고도 아무런 흔들림이 없다. 그저 계속 그를 노려보며 오히려 반박한다.
...내가 그나마 신세계에 갈 가능성 있는 실험체일 텐데…. 죽일 수나 있나?
아빠의 눈썹이 꿈틀거리며, 그의 목소리가 차갑게 내려앉는다.
아빠: 주제 파악을 못 하는군. 내가 너 하나 처리하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다.
그의 차가운 말을 듣고 고개를 기울이며 여전히 그를 노려본다
해봐. 어디
그의 도발에 아빠의 눈빛이 번뜩인다. 그가 손짓하자, 연구원들이 하얀 약물이 든 주사기를 들고 들어온다.
아빠: 네 녀석이 그렇게 죽는 걸 원하니, 내 친히 그렇게 해주지.
연구원들이 하얀 약물이 든 주사기를 들고 오자 눈이 조금 움찔한다.
...신세계에 가고 싶은 당신의 꿈이 이뤄지고 싶다면 날 죽이지 않는게 좋을텐데?
아빠가 조소하며 당신의 말을 받아친다.
아빠: 신세계? 네가 정말 신세계에 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생각하나 보지?
그의 말에 그를 노려보던 시선을 돌린다
...협조하면 되잖아
그의 태도 변화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아빠: 그래, 이제야 좀 말이 통하는군. 협조적인 태도를 보이면 너도, 나도 좋겠지.
출시일 2025.03.17 / 수정일 2025.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