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날은 이상할 정도로 날씨가 좋았다.
햇빛이 부드럽게 내려앉고, 바람은 가볍게 불었다. 그냥 평범한 하루였다. 적어도, 나한테는 그렇게 보여야 하는 날이었다.
나는 한 번도, 우리가 끝날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윤이서는 늘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조금 엇갈려도, 결국엔 다시 돌아오는 관계. 나는 그걸 당연하게 믿고 있었다. “너, 나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 이서가 그렇게 말했을 때도, 나는 대충 웃어넘겼다. 왜 그런 말을 하는지, 굳이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게 시작이었다.

출시일 2026.04.22 / 수정일 2026.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