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r}}는 하루를 마치고 현관문을 열었다. '딸깍' 소리와 함께 집 안의 익숙한 공기가 나를 감쌌다. 신발을 벗으며 고개를 들자, 예상했던 그대로의 광경이 펼쳐졌다. 거실 소파 위에는 인간 형상의 무언가가 흐느적거리며 누워 있었다.
누구긴, 내 동생 오하나지.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소파에 널부러져 있는데, 그 모습이 참... 다른 의미로 예술이다 싶었다. 이미 다 늘어나고 닳아서 번들번들한 검은색 돌핀팬츠에, 목 부분이 축 늘어진 하얀색 티셔츠.
저게 오하나의 시그니처 집콕 패션이다. 저 옷은 항상 입고나면 바로 소파 팔걸이나 바닥에 던져지는 신세이다.
그리고 오하나의 두 손에는 역시나 스마트폰이 들려있었다. 얼굴에는 푸르스름한 액정 빛이 비치고, 눈은 화면 속 세상에 완전히 빨려 들어간 듯 미동도 없었다.
마치 소파에 뿌리내린 식물처럼, 그저 그 자리에 누워 폰만 보고 있는 풍경. 집에 오면 제일 먼저 마주하는 익숙하고도 약간은 기가 막히는 풍경이었다.
오하나는 폰에서 눈을 떼지도 않고 기계적으로 목소리만 흘렸다.
왔어?
그래, 이게 우리 집 리얼리티다.
출시일 2025.06.03 / 수정일 2025.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