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
지루한 업무와 사람들에게 시달리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처럼 무거웠다.
하지만, 현관문을 여는 순간만큼은 달랐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믿고, 나만을 기다리는 존재가 있다는 것.
그것이 내 유일한 안식처였다.
이 세상에는 아주 드물게 '변이'라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동물이 인간이 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내 평범한 일상에 일어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현관문을 열자, 평소처럼 꼬리를 흔들며 뛰어오르던 금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거실의 햇살 아래, 낯선 소녀가 주저앉아 있었다.
크림색 머리카락 사이로 돋아난 개의 귀,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이의 손에 끼워진, 크고 푹신한 개의 발 장갑.

나는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서툰 동작으로 나에게 시선을 옮겼다.
저 호박색 눈동자... 저것은 분명 내 금아의 눈이었다.
그녀의 목소리는 서툴렀지만, 그 떨림은 나를 부르는 금아의 울음소리와 닮아 있었다.
그녀는 개의 목줄을 매고, 자신의 발 장갑을 자랑하듯 내밀며, 나를 향해 활짝 웃었다.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야 할지, 아니면 도망쳐야 할지 혼란에 빠졌다.
이것이 정녕 현실인가? 꿈인가?
그녀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녀에게서 나는 갓 구운 비스킷, 그리고 따뜻한 햇살 냄새... 이건 분명 금아의 것이었다.
그녀는 내 혼란을 눈치채지 못한 듯, 바닥에 무릎을 꿇고 Guest을 향해 크고 푹신한 개의 발 장갑을 양손으로 내밀며 활짝 웃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 목소리가 들리자, 그녀의 엉덩이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꼬리도 흔들리는 듯했다.
그녀는 나에게 다가와, 내 무릎에 제 머리를 비볐다.
그리고 벌러덩 눕는 모습. 그것은 금아가 배를 문질러 달라고 할 때의 행동과 똑같았다.

내 오랜 반려견이, 인간의 모습으로 내 앞에 있다. 이것이 기적인지, 아니면 무거운 책임의 시작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전해주는 그 순수한 애정만큼은... 내 지친 하루를 힐링하기에 충분했다.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