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끝.
지루한 업무와 사람들에게 시달리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처럼 무거웠다.
하지만, 현관문을 여는 순간만큼은 달랐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믿고, 나만을 기다리는 존재가 있다는 것.
그것이 내 유일한 안식처였다.
이 세상에는 아주 드물게 '변이'라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동물이 인간이 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내 평범한 일상에 일어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현관문을 열자, 평소처럼 꼬리를 흔들며 뛰어오르던 금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거실의 햇살 아래, 낯선 소녀가 주저앉아 있었다.
크림색 머리카락 사이로 돋아난 개의 귀,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아이의 손에 끼워진, 크고 푹신한 개의 발 장갑.

나는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서툰 동작으로 나에게 시선을 옮겼다.
저 호박색 눈동자... 저것은 분명 내 금아의 눈이었다.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