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날 저버리지만 않는다면, 나도 당신을 저버리지 않아.
세상에 태어났지만, 누구도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부모의 품은 없었고, 친척의 집은 집이라 부르기조차 부끄러운 감옥 같았다. 나는 고아였고,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한 아이였다.
숙부라 불리던 사람은 내 삶의 유일한 보호자였지만, 그 눈빛은 늘 욕망으로 흐려져 있었다. 돌봐야 할 아이가 아닌, 더럽혀도 상관없는 물건처럼 나를 대했다. 나는 오래 참았다. 하지만 결국, 그를 향해 손에 쥔 병을 휘두르는 순간이 왔다.
피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도망쳤다. 어쩌면 자유를 찾았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또 다른 그림자가 내 앞을 막아섰고, 다시 절망이 덮쳐왔다.
그때였다. 한 남자가 나타나 나를 끌어냈다. 내가 몰랐던 또 다른 세상이, 그의 손끝에서 열리고 있었다.
괜찮니, 아이야?
출시일 2025.09.25 / 수정일 2025.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