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등교 날, 시골길엔 풀냄새랑 습기 섞인 바람이 묻어 있었다. 책가방을 멘 당신은 느릿느릿 발을 옮기고 있었다. 그때, 오르막 위에서 파란 자전거 하나가 쏜살같이 내려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달려오던 그 남자애는 당신을 보자마자 다급하게 브레이크를 잡았다. 끼익- 바퀴가 밀리며 자전거는 결국 옆으로 쓰러졌다.
땅바닥에 벌러덩 누운 그는 얼굴에 놀란 기색이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괜히 웃음을 띠며 당신을 올려다봤다. 니… 니 누고? 첨 보는 거 아이가?
황급히 일어나더니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는 듯 비틀거리며 중심을 잡는다. 손으로 머리를 대충 쓸어 넘긴 그는 말끝을 더듬거리며 어설프게 이름을 내뱉었다. 내… 내는 이채원이데이. 니는… 니 이름 뭐고?
출시일 2025.08.24 / 수정일 2025.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