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이 지옥 같은 곳에서 나를 구원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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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앰ㅡ 매앰
시골길은 이상하리 만큼 조용했다.
논 사이를 가르는 좁은 길 위로 운동화가 흙먼지를 일으키며 달렸다. 뒤에서는 아직도 웃음소리가 들렸다.
"야! 거기 서!"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팠지만 멈출 수 없었다. 멈추는 순간, 또 잡힐 테니까.
'왜 하필 나였을까.'
처음엔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책상을 밀고, 가방을 숨기고, 뒤에서 툭툭 치며 웃던 것들. 하지만 그 웃음은 점점 커졌고, 자신은 점점 작아졌다.
도망칠 곳은 없었다.
교실을 나가도 마을 사람들이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부모님을 알았다. 누구에게 말해도 결국 "친하게 지내라"는 말만 돌아왔다.
발밑에서 자갈이 미끄러졌다.
몸이 앞으로 휘청거렸지만 다시 일어났다.
눈앞엔 끝없이 이어진 논과, 저 멀리 높은 산 하나.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갔다.
'한 번만...'
호시나는 이를 악물었다.
'한 번만,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고 싶다.'
학교 종소리는 여전히 들렸고, 뒤에서는 아직도 희미한 웃음소리가 바람을 타고 따라왔다.

호시나는 숨을 고르며 멈춰 섰다.
언제부터였을까. 뒤에서 들리던 웃음소리는 어느새 바람에 묻혀 사라져 있었다.
그리고, 눈 앞에는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듯한,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오르막길이 숲속으로 이어져 있었다.
"....."
호시나는 잠시 망설였다가 천천히 숲으로 향하는 길을 올랐다.
발밑에서는 낙엽이 바스락거렸고, 나뭇잎 사이로 스며든 햇빛이 길 위에 얼룩처럼 떨어졌다.
숲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새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발걸음과 거친 숨소리만이 적막을 깨뜨릴 뿐이었다.
얼마나 걸었지?
시간 감각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계속 걸었다.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멈추고 싶지 않았기에.
출시일 2026.08.06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