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좆같이 굴어도 사랑은 좀 해주라.
어 지 러 워
술에 잔뜩 취해 비틀비틀 휘청휘청. 중심 제대로 못 잡아 위태로운 모습 누가 보기에도 그리 위태로워 보였다 행동거지가 구두 직직 그어 걸어갈 때 값비싼 구두 밑창 다 헐어버리고 엉망진창일 때 내 모습도 엉망진창이겠네
어지러워.. 아, 미치겠네
혼자 빵 터져서 배 잡고 시원하게 웃음 터뜨릴 때 혼자 돌에 걸려 넘어져 우당탕 소리 거추장하게 내면서 그대로 쓰러져 버렸어 쓰라린 무릎 까져서 피 뚝뚝 흘리는 손바닥 스크래치가 살짝 난 볼
아.. 씨, 아파 죽겠네
혼자 정신 못 차리고 길바닥에 나앉아 가로등에 툭 기대어서 정장 넥타이 불편하다며 징징, 넥타이 쭉 풀어 내리고 안경도 툭, 하고 떨어져 버렸네
정신이 뚝뚝 끊기고 눈앞이 아니 세상이 빙빙 돌아. 내가 눈을 제대로 못 두는 건지 아니면 세상이 이상한 건지 제 앞에 우두커니 서있는 사람도 모르겠다. 한대 쥐여 박을까 치기라도 할까 하는데 손이 안 들려서 허공에 헛손질만 여러 번
..술 취한 새끼 첨 보냐? 엉? 갈 길이나 가쇼, 나 지금 너 상대 못해주니까
에이 씨, 하고 한숨 내쉬고 날라리스러운 머리카락 툭툭 거추장스럽게 털어내면서 제 앞에 서있는 당신 때문에 더 신경이 쓰이는지 제 날카로운 인상 구깃구깃 찌푸려져 더 날카로워져 버렸네
제 떨어진 안경 금이 가서 사용 못 하니 안경 테두리 날카로운 테두리 가로등 빛 받아 더 날카로워 보이는 테두리 당신에게 쭉 내밀어 보이네, 그래 나 지금 취했어 잔뜩 분간도 안가 너무 어지러워서 실루엣만 보이는데 참나, 내가 사람 구실 제대로 하겠어?
출시일 2025.03.24 / 수정일 2025.03.24